귀여운 인상인데 반전이다… '남극 폭군'으로 불리는 뜻밖의 동물
2025-11-13 12:57
add remove print link
남극의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 '얼룩무늬물범'

남극에 서식하는 물범 중 남방코끼리물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종으로, 남극의 먹이사슬 최상위에 속한 동물이 있다. 바로 얼룩무늬물범이다.
이들은 남극에서 범고래 빼고는 두려워할 상대가 없는 최상위 포식자로, 표범해표·표범물개·얼룩바다표범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극의 먹이사슬 최상위

얼룩무늬물범은 길이 2.5cm의 날카로운 송곳니와 뾰족한 어금니가 있어 먹이를 단단히 붙잡고 찢어 먹기에 최적화 돼 있으며, 은밀하게 먹이에 접근해 매우 빠른 속도로 먹이를 쫓아간다.
헤엄치는 펭귄을 낚아채 바다 표면에서 패대기쳐 먹는 펭귄 사냥꾼으로 유명하며 다른 물범이나 바닷새, 문어, 크릴 등을 잡아먹는다. 주로 펭귄을 사냥할 때는 얼음 덩어리 밑이나 유빙 사이에서 때를 기다리다가 추격전을 벌이기도 한다.
성장한 얼룩무늬 물범은 몸길이가 최대 3.8m에 달하고 체중은 600kg에 육박하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길고 날렵한 몸매와 무섭게 생긴 얼굴, 긴 목과 거대한 머리 등 외모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공격적인 성향과 영역 의식

무리를 지어 다니는 다른 물범 종들과 달리 얼룩무늬 물범은 단독 생활을 하며, 대담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특히 동족 간에도 서로의 영역이나 먹이를 침범하면 다투는 경향이 강하다. 아울러 특정 지역에선 펭귄이나 크릴, 물고기 등 먹이 자원이 풍부해 사냥할 필요 없이 단독으로도 충분한 먹이를 구할 수 있다.
보통 11월~1월 사이에 번식 활동을 하며, 번식 시기에만 암수가 만나 짝짓기를 하고 새끼는 어미가 홀로 양육한다. 번식 시기에는 암컷을 두고 경쟁을 하기도 하지만, 새끼 양육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
상어도 잡아먹는다?

2021년 뉴질랜드에선 얼룩무늬물범이 상어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그해 12월 뉴질랜드와 호주 공동 연구진이 뉴질랜드 남섬에 서식하는 표범물개 100여 마리의 배설물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표범물개의 배설물에 상어의 흔적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었고, 이는 상어가 표범물개 먹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타 반 더 린드 박사는 "DNA 염기서열 분석 방법을 이용해 배설물을 조사해 상어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번 발견은 정말로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표범물개 연구단체 소속으로 논문의 주 저자이기도 한 그는 "우리는 퉁소상어들도 표범물개들의 사냥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퉁소상어들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커다란 등뼈를 갖고 있는데 일부 표범물개는 머리 부분에 퉁소상어 등뼈에 찔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최소 14개 있었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저자인 잉그리드 비서 박사 역시 "지난 30년 동안 범고래를 연구해오면서 범고래가 상어를 잡아먹는 것은 자주 봤지만 표범물개가 그렇게 한다는 건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