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자랑'에 출연한 구청장 '백댄서'로 나선 간부 여성 공무원들
2025-11-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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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출장 명목으로 무대 올라
광주 북구청 “자발적 참여였다”

광주 북구청의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출장을 내고 구청장의 노래자랑 무대에서 '백댄서'로 뛰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광주 북구 동강대 운동장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광주 북구편’ 녹화에서 문인 북구청장이 트로트 노래를 선보이자,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8명이 가발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백댄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당초 10명이 연습에 참여했으나, 제작진의 안전상 제지로 8명만 무대에 섰다고 한다.
북구청은 "간부급 공무원들의 자발적 신청으로 진행된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 여성 간부는 행사 당일 일정을 '공무 수행'으로 출장 처리했다는 점.
한 간부 공무원은 6일 오전 '전국노래자랑 녹화 행사 참석'을 사유로 출장 결재를 받고 오후 4시 이후 복귀했다. 또 다른 간부도 오후 일정으로 출장 처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구 관계자는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은 출장의 경우 4시간 미만은 1만원, 4시간 이상은 2만원이 지급된다"며 "식사비는 별도로 지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출장비는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지역 홍보와 구정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간부급 공무원들의 단순 공연성 무대 연출을 '직무 관련 공적 업무'로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무원 복무규정은 ‘정규 근무지 외에서 공무를 수행할 때는 사적인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출장은 직무 수행을 위한 경우로 제한한다는 취지다.
정달성 북구의회 의원은 “3년 전에도 비슷한 무대가 있었고 그때도 비판이 있었다”며 “출장 처리까지 했다면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무대에 모두 여성 간부만 올랐다는 점에서 성인지 감수성 논란도 불거졌다.
손혜진 북구의원은 “자발적이었다 해도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행동”이라며 “조직 내 위계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정훈 의원 역시 “여성 과장들만 무대에 오른 모습이 주민 눈에 곱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단순한 자발적 퍼포먼스였으며 성별 구성은 우연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