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마음 울린다…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이랬다
2025-11-1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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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적 확인 문구,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용된 필적확인 문구는 안규례 시인의 시 ‘아침 산책’ 가운데 있는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으로 확정됐다.
이날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모든 교시 답안지의 필적확인란에 이 문구를 정자로 직접 적어 넣어 본인 여부를 확인받았다.

필적확인 문구는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2006학년도 수능부터 정식 적용됐다. 이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휴대전화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다수 적발되면서 마련된 제도다. 같은 해 6월 모의평가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당시에는 윤동주 시 ‘서시’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 사용됐다.

문구 선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맡고 있다. 평가원은 국내 시인의 작품을 바탕으로 후보를 마련하며 글자 수는 띄어쓰기를 제외해 12자에서 19자 사이여야 한다. 또한 필체가 분명히 드러나는 자음을 포함해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ㄻ’, ‘ㄾ’, ‘ㅀ’ 등 겹받침이 들어간 문장들이 우선 검토된다. 이러한 기준은 필적 감정 과정에서 개인 필체 식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능 필적확인 문구는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곤 한다. 지금까지 가장 여러 차례 선정된 작품은 정지용 시인의 ‘향수’다. 이 시의 구절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은 2006학년도와 2017학년도에 쓰였고, ‘넓은 벌 동쪽 끝으로’는 2007학년도 필적확인 문구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곽의영 시 ‘하나뿐인 예쁜 딸아’의 한 문장이 사용됐다.

교육과정평가원은 필적확인 문구가 본인 확인 기능뿐 아니라 수험생에게 평온하고 안정된 마음을 전하는 메시지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역대 수능 필적 확인란 문구다. (2006학년도 ~ 2025학년도)
2006학년도 (2005년 시행):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 '향수')
2007학년도 (2006년 시행):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정지용, '향수')
2008학년도 (2007년 시행):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윤동주, '소년')
2009학년도 (2008년 시행):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윤동주,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2009년 시행):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2010년 시행):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채봉, 첫 마음')
2012학년도 (2011년 시행):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2012년 시행):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정한모, '가을에')
2014학년도 (2013년 시행):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 '작은 연가')
2015학년도 (2014년 시행):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준, '돌의 배')
2016학년도 (2015년 시행):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 (2016년 시행):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정지용, '향수')
2018학년도 (2017년 시행):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랑,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2018년 시행):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 '편지')
2020학년도 (2019년 시행):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박두진, '별밭에 누워')
2021학년도 (2020년 시행):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나태주, '들길을 걸으며')
2022학년도 (2021년 시행):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이해인, '작은 노래 2')
2023학년도 (2022년 시행):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한용운, '나의 꿈')
2024학년도 (2023년 시행):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양광모, '가장 넓은 길')
2025학년도 (2024년 시행):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곽의영, '하나뿐인 예쁜 딸아')
2026학년도 (2025년 시행):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 (안규례, '아침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