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치매, 아내는 직장암…끝내 장윤정을 울린 '부부 실화'
2025-11-13 17:36
add remove print link
사랑의 힘, 절망을 이겨내다
기억을 넘어서는 부부의 진심
한 부부가 가슴 뭉클한 사연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12일 방송된 MBN '언포게터블 듀엣'에서 가수 이사벨라는 “올해 봄, 암이 폐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는 절망보다도 남편을 향한 강한 사랑이 어려 있었다. 남편은 환갑이라는 이른 나이에 치매 판정을 받고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지만, 그 옆에는 여전히 아내 이사벨라가 있었다. 그는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남편의 손을 꼭 잡았고, 무대 위에서도 한순간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사벨라는 “열심히 건강 되찾고 돈 벌어서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 끝까지 책임질 거야”라며 울먹였다. 자신이 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보다 남편을 먼저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사벨라의 남편은 무대 위에서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미소를 지으며 손을 꼭 잡았다. 두 사람의 듀엣은 노래라기보다 서로를 기억하기 위한 마지막 약속처럼 느껴졌다.
MC 장윤정은 “저렇게 힘든 상황에서 괜찮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위대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누군가 나를 걱정해주고 있다는 걸 느낄 때,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며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패널로 함께한 조혜련, 손태진, 효정 역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무대가 끝난 뒤에도 스튜디오는 한동안 조용했다. 아무 말도 필요 없는 감정의 여운이 가득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이들과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뮤직쇼다. 이번 방송은 단순한 예능을 넘어, 인간의 존엄과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 깊은 울림을 전했다. 지난해 추석 단 한 차례 방송만으로도 뜨거운 호평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에서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하며 글로벌 공감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이사벨라와 남편의 사연은 단지 병을 이겨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누구나 병마 앞에서는 두려워지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사랑과 책임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 부부는 증명했다.
한편, 이사벨라가 투병 중인 직장암은 대장 끝부분에 생기는 암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 발견 시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4기일 경우 간이나 폐로 전이될 위험이 높다. 평소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과도한 음주와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이사벨라의 남편이 앓고 있는 치매는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기억력과 판단력 등이 서서히 떨어지는 퇴행성 질환이다. 완치가 어려운 병이지만, 꾸준한 사회활동과 두뇌 자극, 충분한 수면, 그리고 가족의 따뜻한 돌봄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특히 배우자나 자녀 등 가까운 가족의 지지가 치매 환자의 정서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날 방송은 결국 병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까지 서로를 지키려는 사랑의 이야기였다. 아내는 남편의 잊혀가는 기억 속에서도 자신이 여전히 그의 노래로 남길 원했고, 남편은 그 목소리를 따라 다시 세상을 기억했다. 무대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으며 천천히 퇴장했다. 관객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냈고, 장윤정은 “오늘의 무대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이날 또 한 번의 진심을 노래했다. 병과 싸우며 서로를 의지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이유를 다시 묻게 했다. 사랑은 병보다 강하고, 기억보다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이사벨라와 남편은 자신들의 목소리로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