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손이 떨렸다" 말할 정도... 235cm 초대형, 전설의 물고기 포획

2025-11-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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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돔·다금바리와 함께 한국의 3대 희귀 어종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평생 다뤄볼 수 있을까 했던 꿈의 생선이다."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를 운영하는 일식셰프 김민성이 14일 공개한 영상에서 희귀 어종 저립을 처음 대면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돗돔, 다금바리와 함께 한국의 3대 희귀 어종으로 꼽히는 저립이 제주 앞바다에서 포획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부산에서 행사 중이던 김민성에게 제주의 한 식당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큰 물고기를 잡았는데 유튜브 콘텐츠로 다뤄보겠느냐는 제안이었다. 김민성은 낚은 물고기가 저립이라는 말을 듣고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손이 덜덜 떨렸다고 했다. 남은 행사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제주로 향했다.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저립은 제주도 사투리다. 표준어는 재방어. 재방어는 조기강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생선이다. 생김새가 삼치와 매우 흡사하다. 최대 몸길이가 2.5m에 육박해 삼치속 어류 중에서 가장 크며, 국내에서 1년에 몇 마리 잡히지 않을 정도로 희귀한 전설의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제주에 도착한 김민성의 눈에 든 저립은 길이 2m 35cm, 몸무게 70kg에 달하는 초대형이었다.

저립의 표준명은 '재방어'다. 이름에 방어가 들어가지만 전갱이목 전갱이과의 방어와는 계통이 다르다. 저립은 삼치와 같은 고등어과 삼치속에 속하며, 삼치와 전체적인 형태는 유사하나 뚜렷한 반문 무늬가 없고 혀에도 이빨이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저립의 꼬리지느러미 뒷부분은 반달 모양이며 등지느러미는 2개다. 제2등지느러미는 상어처럼 높이 솟아 있고, 측선은 제1등지느러미 뒤끝 아래에서 급격히 구부러진 뒤 제2등지느러미 앞에서 측선 중앙선 아래로 내려가 물결 모양을 그리며 꼬리자루까지 이어진다.

몸은 작은 비늘로 덮여 있으며 부레를 갖고 있다. 옆줄을 기준으로 등쪽은 녹색이나 푸른색을, 배는 은색을 띤다. 어린 개체의 경우 안장 모양의 얼룩이 있으며, 위턱과 아래턱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다. 멸치, 청어, 정어리, 꽁치 같은 소형 어류와 오징어 등 두족류, 갑각류를 잡아먹는 육식성 물고기다.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저립은 자망이나 연승에도 걸리지 않고 오직 낚시에만 걸리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저립을 낚은 식당 사장은 포획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벵에돔 낚시를 하다가 밑에서 엄청 거대한 게 두 마리 보여 상어인 줄 알았다. 작은 벵에돔을 잡아 던졌는데 받아먹더라"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와이어를 준비해 도전했지만 톱니 모양의 날카로운 이빨에 와이어가 끊어졌고, 열흘 뒤 다시 발견해 장비를 갖춘 뒤에야 어렵사리 낚는 데 성공했다.

저립의 이빨이 톱바퀴처럼 날카로워 맨손으로 올리기 어려웠고, 줄을 감아서 올리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힘이 들었다고 한다. 사장은 저립을 포획한 소감에 대해 "올해 운을 다 쓴 것 같다"며 "며칠 전 별똥별을 본 게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 선장들과 어르신들이 저립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한 어르신은 "아버지 때부터 유명한 고기"라며 "좋은 고기이고 맛있는 고기"라고 말했다.

해체 과정에서 저립의 특징이 드러났다. 볼살은 손바닥보다 크고 기름기가 가득 차 있었다. 배를 가르자 참치 배꼽살 같은 부위와 심장, 알 등이 나왔다. 위장을 열자 큰 물고기의 비늘과 뼈, 그리고 낚싯바늘 4개가 발견됐다. 김씨는 "큰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았다는 것"이라며 "낚싯바늘 4개가 나왔다는 건 4명의 낚시꾼이 손맛은 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시식한 결과 부위별로 다른 맛을 보였다. 볼살은 담백하고 찰진 식감이 특징이었다. 뱃살은 기름기가 많아 씹을 때마다 기름이 나왔다. 등살은 삼치를 약간 얼렸다 녹였을 때와 비슷한 식감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꼬들꼬들하다", "기름지고 고소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활어 상태에서 먹은 저립의 맛을 "중상" 정도로 평가하면서도 "드라이 에이징을 하면 수분이 빠지면서 감칠맛이 더 올라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틀 뒤인 10일 추가 촬영에서 4일간 숙성한 저립을 다시 시식했다. 가마살과 등살, 뱃살을 준비해 맛을 비교한 결과 숙성 후 맛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성은 "등살이 굉장히 맛있다"라면서 "수분이 쫙 빠지고 입에서 찰기가 있으면서 고소한 맛까지 올라온다"고 평가했다.

특히 숙성 과정에서 힘줄도 약해져 식감이 개선됐다. 김민성은 "처음 먹었을 때 물맛이 느껴졌는데 숙성 후에는 입에 쫙쫙 달라붙으면서 고소함까지 느껴진다"며 "중상의 맛이 상으로 바뀌는 마법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저립은 생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어종이다. 잡히는 사례가 드물고 먹어본 기록도 많지 않아 생태학적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김민성은 "귀한 고기들, 맛있는 고기들, 사람들이 쉽게 접해보지 못한 고기들을 소개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게 채널을 만든 이유"라며 "이런 고기가 올라오면 심장이 두근거린다"라고 말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립을 보다니. 낚시인들도 ‘고인물’ 말고는 알지 못하는 전설의 고기인데 감사하다", "바다낚시 근 30년 했는데 저립이란 고기는 처음 접한다. 어마어마하다", "대왕 삼치인 줄 알았는데 그냥 아예 다른 생선이었다", "진짜 전설의 물고기 돗돔보다 귀한 건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재방어 / '일타쿠마' 유튜브 채널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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