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가슴이 미어진다... 진심으로 송구하다"

2025-11-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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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가 죽음의 현장이 되는 비극, 이제 끝내야"

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마지막 실종자마저 끝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국민안전의 최종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6일 페이스북에 ‘일터가 죽음의 현장이 되는 비극, 이제 끝내야 합니다’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국민 모두의 간절한 바람에도 매몰됐던 노동자 일곱 분 모두 차디찬 주검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며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있어서는 안 될 사고였다"며 "살기 위해 하는 일이 '죽음으로 가는 길'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일터가 죽음의 현장이 되는 비극을 이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안전관리가 부실하지 않았는지, 공사 기간 단축에 쫓겨 무리한 작업이 강행된 것은 아닌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는 지위나 직책을 가리지 않고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관계 부처는 전 사업장의 안전 실태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하라"며 "겨울철 위험 작업장에 대한 안전 점검 역시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진행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13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마지막 1명 매몰자를 찾기 위해 중장비들이 동원돼 보일러 타워 구조물들을 해체하고 있다. / 울산소방본부 제공
13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마지막 1명 매몰자를 찾기 위해 중장비들이 동원돼 보일러 타워 구조물들을 해체하고 있다. /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은 사고 발생 8일, 약 200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이번 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7명이 전원 사망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에서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했다. 44년 전 지어진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크기의 보일러 타워 높이 25m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발파 해체 전 목표한 방향으로 구조물이 무너질 수 있도록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자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으나, 나머지 7명은 매몰돼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전부 남성으로 연령대는 60대 4명, 40대 2명, 30대 1명이었다. 해당 보일러 타워 철거 공사의 발주처는 한국동서발전이고, 원청인 HJ중공업이 발파 전문업체 코리아카코에 하청을 줬다.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 9명은 모두 코리아카코 소속인데, 정규직은 1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8명은 단기 계약직 노동자였다.

붕괴 사고 직후 구조대가 출동했으나 무거운 철근 등이 뒤엉킨 탓에 매몰자 구조와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5호기 양옆에 있는 보일러 타워 4호기와 6호기의 추가 붕괴 위험으로 중장비 사용과 인력 투입이 어려웠다.

사고 당일인 6일 오후 3시 13분 소방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고, 오후 3시 14분 김모 씨(44)와 김모 씨(30) 등 2명이 발견됐다. 오후 4시 45분에는 소방청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됐다.

7일 오전 4시 53분 구조 중이던 김모 씨(44)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어 오전 7시 34분 이모 씨(61)가 발견돼 오전 9시 20분 사망 판정을 받았고 오전 11시 15분 시신이 수습됐다. 같은 날 오전 8시 44분 전모 씨(49)가 발견돼 오전 9시 6분 수습됐으며 오전 11시 10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오전 8시 52분에는 김모 씨(63)가 발견됐다.

8일 오후 5시 25분 기울기 센서가 작동하며 경보음이 울려 추가 붕괴 위험으로 구조·수색이 중단됐다. 9일 오전 10시 30분 구조가 재개됐고 오전 11시 5분 김모 씨(44)의 시신이 수습됐다. 이후 구조가 다시 중단되고 드론 수색이 진행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결국 4·6호기 발파를 결정했다. 11일 낮 12시 4·6호기 보일러 타워 발파가 이뤄진 뒤 오후 1시 크레인 1대, 스카이 1대, UHD 롱붐 1대, 빔커터 5대 등 중장비가 투입됐다. 오후 3시 40분 구조·수색 작업이 재개됐고, 오후 10시 14분 김모 씨(63)가 수습돼 오후 10시 18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 시각 이모 씨(65)가 발견됐다.

12일 오전 5시 19분 이모 씨(65)가 수습돼 오전 5시 23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13일 오전 1시 18분 김모 씨(30)가 수습돼 오전 1시 25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오전 11시 발주처 한국동서발전과 원청업체 HJ중공업이 사과했다.

14일 오후 8시 49분 마지막 매몰자 김모 씨(62)가 발견돼 오후 9시 57분 수습됐고 오후 10시 4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오후 10시 17분 소방청 국가소방동원령이 해제됐다.

전날 오전 10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사고 관련 최종 브리핑을 진행했고, 오전 11시 5호기 타워 해체 수행 업체 코리아카코가 사과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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