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누렇게 만드는 음식' 3위 김치찌개, 2위, 초콜릿, 뜻밖의 1위는...

2025-11-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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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는 6위... 김치 착색지수는 낮은데 김치찌개는 높은 이유?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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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를 망치는 누런니의 주범은 무엇일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년 전 치아 착색 관련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희대 치의학 연구팀이 2015년 발표한 '한국인 선호 음식물에 대한 치아 착색 지수(TSI) 개발' 연구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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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연구팀은 20~30대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치아 착색을 유발하는 음식물 중 선호하는 음식을 조사했다. 29개 음식 및 기호식품을 후보군으로 선정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착색 유발 음식 16가지가 선별됐다.

연구팀은 선발된 음식물이 실제로 치아를 얼마나 착색시키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평균 착색 지수가 가장 높은 음식물은 홍차로 밝혀졌다. 착색지수 12.73을 기록했다. 초콜릿이 11.03으로 2위를 차지했고, 김치찌개(10.59), 라면(9.98), 간장(8.5) 순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노(8.42), 흑삼음료(4.48), 카페라떼(4.11), 레드와인(3.03), 짜장(2.93), 토마토소스(2.63), 카레(2.33), 고추장(2.33), 오렌지주스(2.04), 김치·콜라(각각 2)가 뒤를 이었다.

치아 착색은 치아 표면이나 내부에 색소가 침착돼 변색되는 현상이다. 치아 착색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은 크게 외인성 착색과 내인성 착색으로 나뉜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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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성 착색은 음식물이나 기호식품에 포함된 색소 성분이 치아 표면의 에나멜층에 침착되면서 발생한다. 특히 타닌, 크로모겐 같은 색소 물질이 치아 표면의 미세한 구멍과 틈새로 스며들어 착색을 유발한다. 커피, 차, 와인 등에 많이 함유된 타닌 성분은 치아 표면의 단백질과 결합해 갈색이나 노란색 착색을 일으킨다.

또한 산성 음식물은 치아 표면의 에나멜을 일시적으로 부드럽게 만들어 색소가 더 쉽게 침투하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색소가 강한 음식을 섭취하면 착색이 더욱 심해진다. 음식물의 온도도 영향을 미치는데, 뜨거운 음료는 치아 표면의 미세 구조를 확장시켜 색소 침투를 용이하게 만든다.

내인성 착색은 치아 내부 구조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노화 과정에서 상아질이 두꺼워지고 에나멜층이 얇아지면서 치아가 노랗게 보이는 현상, 특정 약물 복용이나 과도한 불소 섭취로 인한 변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에서 홍차가 가장 높은 착색 지수를 기록한 이유는 타닌 함량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차는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타닌 성분이 더욱 농축되고, 이 성분이 치아 에나멜의 미세한 구멍으로 깊숙이 침투해 강한 착색을 유발한다.

초콜릿의 경우 카카오에 함유된 타닌 성분과 함께 당분이 구강 내 세균의 활동을 촉진해 치아 표면에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 플라크가 색소 침착을 더욱 용이하게 만든다.

김치찌개와 라면이 상위권에 오른 것은 고춧가루의 붉은 색소 성분과 함께 뜨거운 온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뜨거운 국물은 치아 표면의 미세 구조를 일시적으로 확장시켜 색소가 더 깊이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간장의 경우 진한 갈색 색소와 함께 염분이 높아 치아 표면에 오래 머무르면서 착색을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아메리카노가 8.42로 비교적 높은 착색 지수를 보인 반면, 같은 커피 음료인 카페라떼는 4.11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우유에 함유된 카제인 단백질이 커피의 타닌 성분과 결합해 치아 착색을 일부 중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콜라와 김치는 상대적으로 치아 착색을 거의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라의 경우 색이 진하지만 실제 치아 착색 지수는 2로 낮게 측정됐다. 이는 콜라의 색소 성분이 치아 에나멜에 강하게 결합하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치 역시 2의 낮은 착색 지수를 기록했다. 김치의 붉은 색소는 수용성으로 치아 표면에 일시적으로 붙었다가 쉽게 씻겨 나가는 특성이 있다. 또한 김치의 섬유질이 치아 표면을 자연스럽게 세척하는 효과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치과 전문가들은 치아 착색을 예방하기 위해 착색 유발 음식 섭취 후 30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거나, 즉시 양치질이 어려울 경우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산성 음식 섭취 직후에는 치아 에나멜이 일시적으로 약해진 상태이므로 30분 정도 지난 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빨대를 사용해 음료를 마시면 치아 표면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고,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치아 표면에 쌓인 착색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치아 미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미백 제품과 시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미백 시술보다는 평소 올바른 구강 관리와 착색 유발 음식 섭취 후 즉각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아 착색은 한 번 발생하면 일반적인 양치질만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따라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착색 유발 음식을 섭취할 때는 적절한 대응 방법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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