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尹 첫 '옥중조사'…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경위에 초점
2025-11-16 14:28
add remove print link
특검, 60쪽 질문지 준비·영상녹화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6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첫 ‘옥중 조사’에 들어갔다. 내란·김건희 특검을 포함한 이른바 ‘3특검’ 가운데 구치소 방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과 교정본부에 따르면, 특검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있다고 연합뉴스 등은 전했다.
피의자 조사는 지난 1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조사는 구치소 내 공무상 접견실에서 진행되며, 통상 미결수 대상의 대면조사가 이 공간에서 이뤄진다. 윤 전 대통령은 수용번호가 표기된 수의를 입은 채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범인도피·직권남용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준비된 질문지는 약 60페이지 분량이며,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영상녹화도 병행한다. 조사에는 정현승 부장검사가 직접 나서고,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이 함께 배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해 변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특검은 소환조사를 원칙으로 했지만 수사 기간과 변호인단 요청 등을 고려해 2차 조사는 구치소 방문 형식으로 전환했다.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옥중 조사는 이번이 다섯 번째로, 앞서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이 구치소 방문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8년 구속 이후 검찰 대면조사를 계속 거부해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호주 도피 의혹은 지난해 3월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있던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출국금지 상태였던 그는 대사 임명 나흘 만에 출국금지가 해제됐고, 즉시 호주로 이동해 대사로 부임했다. 그러나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11일 만에 귀국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외교부·법무부·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조사해 대사 내정 절차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고, 귀국 명분으로 언급된 방산협력회의도 급히 마련된 정황을 확보했다.
이날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 배경과 출국·귀국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외교부·법무부가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