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장기 백수 13개월 만에 최고치... 가장 치명적인 원인은?

2025-11-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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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 분석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20~30대 청년층 가운데 장기 실업 상태에 놓인 인구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직을 포기한 청년은 줄었지만, 고학력 청년들의 일자리 부적합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 설명회장 앞에 앉아 있다. / 뉴스1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 설명회장 앞에 앉아 있다. / 뉴스1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6개월 이상 구직 활동을 지속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장기실업자는 11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의 12만 8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기실업자 규모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계속 10만 명을 넘었고, 이후 대부분 10만 명 아래로 유지돼 오다가 최근 다시 급증했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수는 65만 8000명이었으며 이 중 장기실업자가 차지한 비중은 18.1%에 달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 위기의 여파가 지속하던 1999년 10월 17.7%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4월 9.3%, 5월 11.4%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고학력 청년층을 지목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 통계 세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20·30대 장기실업자는 10월 기준 3만 5000명으로, 지난해 9월 3만 6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25~29세 구간이 1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음에도 6개월 이상 실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청년 고용 전망은 더욱 어두운 상황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청년층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감소한 청년 일자리 21만 1000개 가운데 20만 8000개가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노출 산업군에 속했다.

특히 생성형 AI ‘챗GPT’가 등장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청년 고용이 11.2% 줄었다.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에서는 20.4%, 출판업에서는 8.8%, 전문 서비스업과 정보 서비스업에서는 각각 23.8% 감소했다.

기술 혁신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청년층에게는 일자리 축소라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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