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아빠들…드러난 결과는 너무 달랐다

2025-11-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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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 판타지와 현실의 괴리
육아의 벽에 막힌 아버지들의 고민

아빠들이 상상했던 육아 모습과 실제로 겪는 현실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은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가는 아빠’였지만, 정작 일상에서 가장 흔히 마주한 모습은 ‘늘 바쁜 아빠’였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최근 미성년 자녀가 있는 남성 418명을 대상으로 아빠 육아 경험을 묻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육아 전 기대한 아버지상으로는 ‘친구 같은 아빠’라는 응답이 전체의 19.4%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잘 놀아주는 아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빠’, ‘다정한 아빠’, ‘대화를 많이 나누는 아빠’ 순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응답자들이 실제 자신에게 가장 가깝다고 느낀 모습은 ‘바빠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아빠’가 15.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주말에만 시간을 할애하는 아빠’, ‘항상 피곤한 아빠’, ‘지쳐 있는 아빠’, ‘아이를 자주 혼내는 아빠’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차이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아빠들은 업무 부담과 피로 누적으로 육아에 충분히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예상보다 복잡하고 돌발 상황이 많은 육아 특성, 휴식 부족으로 인한 정신적 여유 결핍 등도 이유로 제시됐다.

육아 전 가장 자신 있다고 생각한 활동은 ‘놀이’가 44.3%로 단연 많았다. 이어 교육, 요리, 아이와 함께하는 운동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막상 육아를 시작한 뒤 가장 자신 있는 분야로는 ‘육아 외의 집안일(청소·설거지 등)’이 22.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놀이, 요리, 목욕 순으로 바뀌었다.

가장 어려운 육아 영역을 묻는 질문에서는 교육이 32.1%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요리, 놀이, 잠 재우기도 만만치 않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정책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3.5%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육아휴직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28.5%, 심리 상담 및 교육 지원이 20.4%, 보육 서비스 확충이 16.3%였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아빠들은 높은 기대를 갖고 있지만 실제 환경에서는 시간적·정서적 제약에 부딪히고 있었다”며 “아버지들이 육아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2023년부터 ‘파더링(Fathering) 사업’을 통해 아빠를 대상으로 심리검사와 상담, 자녀와 함께하는 놀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왔다. 올해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자녀와의 관계, 양육 자신감, 자녀 이해도 등이 평균 34점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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