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횟감의 대명사... 그런데 자칫 속아서 사기 쉽다는 물고기의 정체
2025-11-16 19:29
add remove print link
성전환하는 특이한 생태 습성 갖고 있는 물고기

"사면 안 되는데 사람들이 잘 몰라요."
유튜브 채널 '푸드박스'에 16일 '모르면 무조건 당하는~ 눈탱이 맞기 쉬운 능성어의 비밀!'이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고급 생선으로 알려진 능성어의 등급 구분법, 저렴한 B급 구매 시 주의사항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능성어는 맛과 식감이 뛰어난 고급 생선으로 분류된다. 양식산도 가격이 비싼 편이다. A급 능성어는 원물 가격만 kg당 4만~4만5000원에 달한다.
영상 제작자는 "정품 A급은 2kg 이상일 경우 kg당 4만5000원 정도 한다"며 "A급의 경우 상태는 너무 좋지만 가격에 부담이 좀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B급 물고기다. kg당 3만 원대에 판매되는 B급 능성어는 기형인 경우가 있다. 양식 과정에서 능성어가 예민해 키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영상 제작자의 설명이다.
영상 제작자는 "B급들 중에서는 구입해도 괜찮은 게 있는 반면 절대 사면 안 되는 것들이 좀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로 피해야 할 개체는 '벽돌'처럼 몸이 굳은 능성어다. 영상 제작자는 수조에서 입만 움직이고 몸통이 굳어 있는 능성어를 보여주며 "활성도가 떨어진 애들은 몸이 굳은 것이다. 이런 거는 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능성어는 피를 제대로 빼지 못해 살에 피가 스며든 상태다. 영상에서는 실제로 이런 능성어를 손질한 결과를 보여줬는데, 전체적으로 살에 피가 많이 배어 있는 상태였다. 손으로 살을 누르니 피가 나올 정도였다.
영상 제작자는 "정상 능성어 색깔하고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며 "회를 떠서 먹어 보면 살이 퍼석퍼석한 느낌이 든다. 전형적으로 피 먹은 생선의 푸석함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맛도 살짝 산미가 돌면서 달달함이 조금 반감되는 느낌이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주의해야 할 개체는 척추가 심하게 휜 능성어다. 양식장에서 치어 때 기형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S라인으로 완전히 휜 능성어는 손질하면 수율에서 큰 손해를 본다.
영상 제작자는 심하게 휜 능성어를 손질하며 "신장이 길어야 되는데 한쪽에 다 뭉쳐져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가운데 뼈가 뭉쳐져 있어서 손질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손질해 본 것 중에서 최악"이라고 말했다.
다만 척추가 휜 능성어의 맛 자체는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영상 제작자는 "식감이나 지방의 달달함은 그래도 괜찮았다"며 "굳은 능성어는 피를 먹어서 퍼석퍼석하고 맛도 떨어졌는데, 척추가 휜 것은 수율에 손해가 있지만 맛은 훨씬 더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B급 중에서 가성비 좋은 걸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영상 제작자는 "비늘만 살짝 까진 것들이 좋긴 한데 조금 비쌀 수 있다"며 "꼬리나 대가리 쪽에 약간 살짝 긁힌 개체의 경우 몸통에 이상이 없는 걸 사면 ‘득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영상 제작자는 영상에서 꼬리 부분에만 흠집이 있고 몸통은 깨끗한 B급 능성어를 보여줬다. 해당 능성의 가격은 kg당 3만 원으로, A급(3만8000원)보다 저렴했다. 영상 제작자는 "A급보다는 살짝 살밥이 부족해 보이지만 이 정도 상태, 이 정도 가격이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능성어는 농어목 바리과에 속하는 고급 어종이다.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서 주로 서식한다. 최근에는 양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장에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예민한 어종 특성상 양식 과정에서 B급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영상 제작자는 "경매장이나 산지 어시장에서 대야에 넣고 눕힌 상태에서 팔면 잘 안 보여서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수조에 떠 있는 것들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A급을 먹으면 가장 좋지만 B급이 굉장히 싸면 자꾸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며 "요즘 능성어가 시장에 많이 나온다. B급이 많이 나오는 어종이라서 확실하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능성어는 5~9월경 연안에서 산란하며, 모든 개체가 암컷으로 태어나 8kg 이상부터 10% 내외의 일부 개체가 수컷으로 성전환하는 특이한 생태 습성을 갖고 있다. 한국 남해안 및 제주도에서 5월에서 7월 사이에 잡히지만 그 양이 많지 않고 맛이 좋아 고급 어종으로 분류된다.
일부 상인들이 다금바리와 비슷하게 생긴 능성어를 다금바리로 속여 파는 경우가 종종 있어 능성어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다금바리가 좀 더 비싸서 그렇지 능성어도 참돔보다 배 이상 비싼 고급 어종이다. 최근 들어 능성어 활어의 수입량이 급증했는데 횟감이 다양화·고급화되면서 수입 어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능성어가 속하는 바리과 어종들은 세계적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연간 4조 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가 '10대 주요 수출전략 양식품종'으로 선정해 양식 산업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능성어 외에도 자바리(다금바리, 제주도에서 양식)와 붉바리 등의 바리과가 양식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과 월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남해안 가두리에서 양식되는 어종은 능성어가 유일하며 고급 어종의 대명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