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로 쓰러져 심폐소생술' 김수용...“귓볼서 위험 신호 포착됐었다”

2025-11-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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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치에 사선으로 깊은 주름이 생겨 있다면...”

한 네티즌이 에펨코리아에 올린 김수용 사진. 그는 김수용의 귓볼에 프랭크 징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 에펨코리아
한 네티즌이 에펨코리아에 올린 김수용 사진. 그는 김수용의 귓볼에 프랭크 징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 에펨코리아
촬영 중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회복 중인 개그맨 김수용이 전조 증상을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늘 김수용 심정지 기사를 보고 또 느낀 심혈관 관련 썰'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최근 김수용의 유튜브 출연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하며 김수용의 귓불에서 사선 주름이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저 위치에 사선으로 깊은 주름이 있다면 심혈관이나 뇌혈관이 문제가 생겼을 확률이 높아진다"며 이를 '프랭크 징후(Frank's Sign)'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아버지도 가슴이 답답하고 프랭크 징후 보이셔서 병원 가셨더니 심장 혈관이 막히셨다고 그 날 바로 스텐트 시술을 받으셨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게시자는 "각자 자신 또는 주위 사람 체크 한 번씩 해보자"고 당부했다.

개그맨 김수용의 최근 모습. / '비보티비' 유튜브
개그맨 김수용의 최근 모습. / '비보티비' 유튜브

프랭크 징후는 1973년 미국의 의사 샌더스 프랭크(1938~1997)가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처음 보고한 임상 소견으로, 귓불에 대각선 방향으로 깊게 파인 주름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정식 명칭은 '대각 귓불 주름(Diagonal Earlobe Crease)'이다. 프랭크 박사는 당시 20명의 젊은 심근경색 환자를 관찰하던 중 이들 대부분에게서 귓불의 독특한 주름을 발견했고, 이것이 심혈관 질환의 외적 표지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 징후는 귓불의 외이도 쪽에서 시작해 귓불 끝까지 45도 각도로 사선을 그리며 깊게 패인 주름으로 나타난다. 주름의 깊이가 귓불 두께의 절반 이상일 때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프랭크 징후로 본다. 한쪽 귀에만 나타날 수도 있고 양쪽 귀 모두에 나타날 수도 있다. 양쪽에 모두 나타나는 경우를 '양측성 프랭크 징후'라고 부르며, 이 경우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 징후는 육안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적 의의가 크다. 별도의 장비나 검사 없이 거울만 있으면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덕분에 심혈관 질환의 선별 도구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건강검진 시 귓불 관찰을 기본 항목에 포함하기도 했다.

프랭크 징후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지난 50년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1974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약 70%에서 프랭크 징후가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이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된 연구들도 귓불 주름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1980년대 들어 대규모 역학 연구들이 본격화됐다. 시카고 웨스턴 일렉트릭 연구에서는 40세 이상 남성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프랭크 징후가 있는 그룹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1989년 덴마크에서 진행된 코펜하겐 시티 하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12년 미국 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프랭크 징후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약 1.5~2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양쪽 귀 모두에 깊은 주름이 있는 경우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프랭크 징후의 깊이와 길이가 심할수록 심혈관 질환의 중증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개그맨 김수용 / 김수용 인스타그램
개그맨 김수용 / 김수용 인스타그램

2014년 터키에서 진행된 연구는 프랭크 징후와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CT 촬영으로 측정한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가 높을수록 프랭크 징후 발생률도 높았다. 이는 귓불 주름이 단순한 외관상 특징이 아니라 실제 혈관 손상 정도를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15년 일본에서 실시된 대규모 부검 연구에서는 프랭크 징후가 있는 경우 관상동맥의 죽상경화증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귓불 주름의 깊이와 관상동맥 협착 정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사망자 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으며, 프랭크 징후가 뚜렷한 경우 관상동맥 3개 혈관 모두에 병변이 있는 비율이 높았다.

2017년 브라질 연구팀은 프랭크 징후와 뇌졸중의 연관성도 조사했다. 뇌졸중 환자 200명과 건강한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환자군에서 프랭크 징후 출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경동맥 협착이 심한 환자일수록 프랭크 징후를 가진 비율이 높았다.

2019년 중국에서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는 그동안 진행된 26개 연구를 종합 분석했다. 총 3만 7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프랭크 징후가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1.55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74배 높았다.

프랭크 징후가 심혈관 질환과 연관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시됐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귓불과 심장 혈관이 모두 미세혈관으로 구성돼 혈관 노화나 손상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귓불은 연골이 없고 작은 혈관과 결합조직으로만 이뤄져 있어 혈류 감소나 탄력 저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말초 미세혈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고, 이것이 귓불 조직의 위축과 주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론은 콜라겐과 엘라스틴 같은 결합조직 단백질의 변성이 귓불과 혈관벽에서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동맥경화가 진행하면서 혈관벽의 탄력이 감소하는 것처럼 귓불의 결합조직도 탄력을 잃으며 주름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노화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대사 질환이 있을 때 콜라겐 분해 속도가 빨라지고 새로운 콜라겐 합성이 저하되는데, 이런 변화가 귓불과 혈관에 동시에 나타난다.

일부 연구자는 만성 염증이나 산화 스트레스가 귓불과 심혈관계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염증 표지자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프랭크 징후와 심혈관 질환이 모두 많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C-반응성 단백질(CRP) 같은 염증 지표가 높을수록 프랭크 징후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유전적 요인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귓불 주름과 혈관 질환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실제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프랭크 징후와 심혈관 질환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프랭크 징후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심혈관 질환자 모두에게 프랭크 징후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귓불에 주름이 생길 수도 있고, 유전적 요인이나 수면 습관 등에 의해서도 귓불 주름이 생길 수 있다. 한쪽으로만 누워 자는 습관이 있는 경우 해당 쪽 귓불에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인종이나 민족에 따라 프랭크 징후의 출현율과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백인에 비해 아시아인에게서 프랭크 징후가 덜 나타나며, 같은 프랭크 징후라도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인종별로 차이를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의학계에서는 프랭크 징후를 심혈관 질환의 확진 도구가 아닌 위험 신호로 본다. 귓불에 대각선 주름이 관찰되고 가슴 통증, 호흡곤란, 피로감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심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이 프랭크 징후를 보인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 전문의들은 프랭크 징후를 다른 심혈관 위험 인자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흡연, 비만, 운동 부족, 가족력 등 기존 위험 요소에 프랭크 징후까지 있다면 정밀 검사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심전도, 심장 초음파, 운동부하검사, 관상동맥 CT 등을 통해 심혈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김수용은 지난 14일 오후 경기 가평군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촬영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현장에 있던 동료들과 스태프들이 응급조치를 하며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김수용을 구리 한양대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김수용은 다행히 호흡과 의식을 되찾았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소속사 미디어랩시소 관계자는 "현장에서 쓰러졌을 때 상당히 위중한 상태였으나 응급 치료를 받으면서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며 "가족이 곁에서 간호 중이며 정밀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당분간 치료와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현재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용은 1991년 KBS 1회 대학개그제에서 장려상을 받으며 데뷔한 KBS 공채 7기 개그맨이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해온 그는 최근에도 왕성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개그맨 김수용의 최근 모습. / '비보티비'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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