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문법을 바꾸다"~광주시 광산이 쓰자, '대한민국'이 읽었다

2025-11-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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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의 문법을 바꾸다"~광주시 광산이 쓰자, '대한민국'이 읽었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는 낡은 공식을 깨고, ‘시민의 민주주의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광주 광산구의 담대한 실험이 대한민국 일자리 정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지난 14일, 전국의 노동·경제 전문가들이 광산구에 모여, 정부 국정과제로까지 채택된 ‘광산구 지속가능 일자리’ 모델을 집중 해부하며 그 성공 비결과 미래 가능성을 논했다.

####“일자리의 ‘질’을 묻다”

이날 토론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질적 전환’이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광산구 모델의 핵심을 “단순히 일자리 개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질적 개선에 집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어떤 일자리인가’보다 ‘얼마나 많은가’에만 매몰됐던 기존 정책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한,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질문하고, 답하고, 정책으로 만들다

광산구의 방식은 독특했다. 먼저 1,436개의 질문이 담긴 ‘녹서(Green Paper)’를 통해 시민들에게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어 1만 개가 넘는 시민들의 답변을 모아, 주거·보육·의료 등 노동자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사회임금’이라는 개념이 담긴 ‘백서(White Paper)’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이 백서를 현실로 만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인 ‘청서(Blue Paper)’를 준비하고 있다. 정책의 시작과 끝, 모든 과정에 시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완벽한 ‘풀뿌리 민주주의’ 모델인 셈이다.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의 비밀

한 청년단체 대표는 광산구의 ‘사회임금’ 정책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발길을 돌릴 결정적인 ‘한 방’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정적인 주거와 보육 환경이 보장된다면, 청년들이 굳이 고향을 등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 정책이 단순히 직업을 알선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책임지는 종합적인 ‘정주 여건 개선’으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대한민국이 광산을 배워야 한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광산구의 성공 사례를 대한민국 전체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 중심, 양적 성장 중심의 낡은 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이 주도하고 시민이 참여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길을 광산구가 이미 보여줬다는 것이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일자리 개혁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해법”이라며, ‘지속가능 일자리 국가 시범도시’로서 대한민국 일자리 정책의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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