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이냐, 실력이냐~'깜깜이 인사'에 전남교육청 '신뢰 추락'"
2025-11-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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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이냐, 실력이냐~'깜깜이 인사'에 전남교육청 '신뢰 추락'"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열심히 일한 만큼 공정하게 평가받고 싶다는 공무원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신뢰가, 전남 일부 교육지원청의 ‘깜깜이 인사’ 관행 앞에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같은 조직 안에서 누구는 투명하게 인사 서열을 공개하고, 누구는 ‘영업비밀’처럼 꽁꽁 숨기는 촌극이 벌어지면서, 교육 행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다섯 곳의 ‘비밀 명부’, 무엇을 숨기나
전남도의회 이재태 의원은 최근 전남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불편한 진실’을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전남 22개 교육지원청 중 무려 5곳(구례, 강진, 완도, 진도, 신안)이 공무원들의 다음 근무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인 ‘전보서열명부’를 비공개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규정상 얼마든지 공개가 가능한 정보를, 명확한 이유 없이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언가 숨길 것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에 충분했다.
####같은 조직, 다른 규칙…‘고무줄 잣대’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고무줄 잣대’가 조직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나머지 17개 교육청은 상·하반기로 공개 시기까지 정해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유독 5곳만 제멋대로 비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형평성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결국 직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억측과 불신을 낳고, ‘열심히 일해봤자 결국 정해진 사람이 가는 것 아니냐’는 패배감을 조장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감독 기관의 ‘직무유기’
이러한 비상식적인 관행이 수년간 이어져 왔음에도,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도교육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각기 다른 기준을 바로잡고 일관된 지침을 내려야 할 도교육청이 제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본청의 안일한 감독 기능을 강하게 질타했다.
####“투명성이 신뢰의 첫걸음”
이재태 의원은 “인사행정의 투명성은 조직의 건강성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전남 교육 전체의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도교육청이 즉각적인 시정 조치에 나서 5개 교육청의 ‘비밀 명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만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지적을 계기로 전남 교육계의 낡은 인사 관행이 뿌리 뽑힐 수 있을지, 교육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