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바람, 광주 스크린을 스치다"
2025-11-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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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바람, 광주 스크린을 스치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오는 23일, 광주의 한 극장이 잠시 네팔의 작은 마을로 변신한다. 이국땅에서 고향의 숨결을 그리워하던 네팔 이주민들과 유학생들을 위해, 이들의 삶과 문화를 스크린 위에 고스란히 옮겨온 특별한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스크린에 피어난 ‘고향의 향기’
이번에 상영되는 네팔의 최신 화제작 ‘자리 2(Jari 2)’는 단순한 영화 한 편이 아니다. 이는 광주에 둥지를 튼 네팔 공동체에게는 잊고 있던 고향의 문화를 다시금 느끼게 하는 따뜻한 위로이자, 지역 사회에는 히말라야의 낯선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적 창이다. 광주네팔공동체와 문화소통기업 월드다가치가 손을 잡고 마련한 이번 행사는, 영화를 통해 서로 다른 두 문화를 잇는 소통의 다리가 될 전망이다.
####‘자리’라는 낯선 풍습, 우리 삶의 이야기
영화는 네팔 림부족의 ‘자리’라는 독특한 관습을 배경으로 한다. 이혼한 여성이 다른 남자와 재혼하기 위해 전남편에게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이 풍습을 통해, 영화는 웃음과 눈물 속에서 한 여성의 삶과 사랑, 그리고 사회적 굴레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네팔의 국민 배우 다야항 라이와 미루나 마가르의 열연이 더해져, 낯선 문화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단발성 상영을 넘어, ‘네팔 영화제’를 꿈꾸다
광주에서 네팔 영화가 공식적으로 상영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상영회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깊지만, 주최 측은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는 이를 정식 ‘네팔 영화제’로 확대해, 더욱 다채롭고 수준 높은 네팔 영화들을 광주 시민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이는 광주가 아시아 영화 교류의 새로운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문화의 벽을 허무는 작은 발걸음
이번 행사는 영화라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우리 곁의 이웃인 이주민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작은 발걸음이다. 주최 측은 “이번 상영회가 네팔 공동체에게는 큰 자부심을, 광주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문화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지역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상영회는 23일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