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면 딱 절정… 가을빛 짙게 내려앉은 ‘국내 드라이브 명소’
2025-11-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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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00m 넘는 고갯길 따라 24굽이 펼쳐지는 단풍 절경
충북 영동의 도마령이 깊어지는 가을빛 속으로 잠기며 여행객들의 마음을 불러들이고 있다.

충북 영동군은 대표 관광명소 도마령(刀馬岺)이 만추의 정취로 짙게 물들며 가을의 절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도마령은 해발 840m 고갯길로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을 잇는 국가지원지방도 49호선에 자리한다. 길은 24번 굽이치며 정상부로 이어지고 양옆으로 민주지산과 각호산 삼봉산과 천마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세가 펼쳐진다.
깊어가는 만추의 숲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뒤섞여 길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고 굽이마다 색이 달라져 산을 오르내리는 차량들이 마주하는 풍경이 계속 바뀐다.
고개 이름은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됐고 예로부터 ‘답마령’으로도 불렸다. 태풍 루사와 매미가 지나간 뒤 복구 과정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우선하는 방식으로 쉼터가 새롭게 다듬어졌고 그 중심에 팔각정 형태의 상용정이 세워졌다.

전통 목조건축으로 설계된 정자는 상촌면의 ‘상’과 용화면의 ‘용’을 따서 이름을 붙였고 초석에는 국악의 고장 영동을 상징하는 대금 문양이 새겨졌다. 정자에 서면 민주지산자연휴양림과 삼도봉 능선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해가 비추는 도로는 얇은 금빛 실처럼 이어져 늦가을의 맑은 공기와 어우러진다. 2005년 완공된 상용정은 지금도 도마령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는 장소로 남아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전망대는 다시 단풍철을 맞아 인기 정점을 찍고 있다. 높이 14m 너비 10.4m 규모로 조성됐고 778.9㎡에 이르는 넉넉한 데크 공간을 갖춰 도마령 특유의 굽이진 산길을 내려다보기에 충분하다.
주차장 옥상과 전망대를 잇는 데크길은 단풍잎이 천장처럼 드리워져 은은한 터널을 이루고 산책객들은 이 구간에서 가장 오래 머문다.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으며 말 그대로 가을빛이 쏟아지는 숲길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많고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의 움직임도 끊이지 않는다.
산세가 깊어지는 철마다 풍경이 달라지는 도마령은 사시사철 인기가 높지만 특히 지금은 단풍의 농도가 가장 짙어 고개를 따라 이어지는 붉은 띠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이 만든 수묵화 같은 능선과 매끈하게 휘어지는 도로의 곡선이 겹쳐져 영동의 가을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고 늦가을 특유의 차분한 공기와 어울리며 여행객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동군은 전망대와 도로 정비를 지속하며 가을 여행 성수기를 맞는 도마령의 안전과 편의를 강화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전망대에서 고개 전체를 내려다보며 산과 길과 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감상하고 도마령만의 깊이 있는 가을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 도마령과 함께 둘러보는 영동 인근 추천 여행지
도마령을 찾았다면 주변으로 이동해 영동의 또 다른 풍경지인 월류봉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강물이 크게 휘도는 물돌이 지형과 절벽이 어우러져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특징으로, 계절 따라 분위기가 뚜렷하게 달라 사계절 모두 사진 명소로 꼽힌다.

늦가을에는 절벽 아래로 붉은 숲이 펼쳐지고 겨울에는 물안개가 얇게 내려앉으며 고요한 장면을 만든다. 봄에는 연둣빛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여름에는 짙은 물빛이 강선을 감싸 활기 있는 분위기가 살아난다. 도마령 전망대와 함께 영동의 산세와 물길을 이어 감상할 수 있어 당일 코스로 묶어 찾는 이들이 많다.
월류봉과 더불어 영동 와인터널도 도마령 여행과 연결해 들르기 좋은 곳이다. 옛 중앙선 철도 터널을 개조한 공간으로 내부 온도가 일정해 계절과 상관없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터널 특유의 촉촉한 분위기와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여행객들이 짧게 들러도 만족도가 높다. 도마령의 산세와 월류봉의 물길을 본 뒤 실내에서 천천히 쉬어가기 좋아 영동권 여행 코스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