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계 비상…몇 주 만에 225% 가격 치솟아 금값된 '국민 채소'
2025-11-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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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로 인한 타격에 수급 불안 커져
패스트푸드 업계가 예상치 못한 원재료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이어진 이상 기후가 생산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수급 불안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잎채소는 고온·고습에 특히 취약해 생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병해가 늘어나는 만큼, 산지 폐기율 자체가 높아졌다는 게 농산물 유통업계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17일 여러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리아와 써브웨이를 포함한 주요 브랜드들은 기후 영향으로 양상추 생산량이 급감해 안정적인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도매시장 가격만 봐도 상황의 급변이 드러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매유통정보시스템 기준 양상추 1㎏ 가격은 5188원으로, 이달 초 2400원 대비 약 116% 올랐다. 연초 1592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225%에 달한다.
양상추는 패스트푸드 업계가 해마다 수급 변동을 겪는 품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6년과 2022년에도 고온과 집중호우가 겹치며 비슷한 수급난이 나타났고, 당시 일부 업체는 양배추를 섞어 제공하거나 양상추 투입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기후 패턴이 반복되면서 공급 차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롯데리아는 수급 불안에 따른 중량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메뉴에 양배추를 혼합하는 임시 조치를 선택했다. 롯데리아 측은 “양상추를 완전히 제외할 수 없어 대체 채소로 중량을 맞추는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이달 중순부터 적용했고 이달 말까지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샐러드 구성이나 버거의 채소 비율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도 이상 고온과 고습의 영향을 체감하며 모든 샐러드 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수급 정상화를 위한 조정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버거킹, 한국맥도날드, 맘스터치 등 다른 프랜차이즈는 현재까지 양상추 공급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도매가 변동 폭과 산지 출하량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농산물 유통업계는 잎채소 특성상 생육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온이 안정되더라도 출하량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최소 수 주에서 한두 달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이번 수급난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산지 다변화나 계약재배 확대 등 장기적 대응 전략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