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지구상 4천 마리뿐인 '멸종위기종', 한국 카페서 커피 마시는 모습 목격

2025-11-18 09:42

add remove print link

'노랑머리아마존앵무' 추정
경찰 구조 후 동물단체 인계…주인 없으면 국립생태원 내 보호시설로

멸종위기종으로 추정되는 앵무새 한 마리가 한국 도심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발견돼 이목을 끌고 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카페 화면 자료사진. 실제와 다릅니다.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카페 화면 자료사진. 실제와 다릅니다.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는 오후 3시 20분쯤 “앵무새가 커피를 훔쳐 마신다”는 다소 황당한 신고가 접수됐다.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정체 모를 앵무새 한 마리가 손님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몸무게가 0.5㎏ 정도의 중형 앵무새를 발견했다. 노랑 이마와 연두색 몸통, 빨강·파랑 깃털을 숨긴 풀빛 날개를 가진 이 앵무새는 멕시코와 온두라스 등 중앙아메리카 국가 출신으로 지구상 4천여 마리 남은 '노랑머리아마존앵무'(Amazona oratrix)로 추정되는 개체였다.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구조된 앵무새. /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제공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구조된 앵무새. /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제공

노랑머리아마존앵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된 종이다. 부속서Ⅰ에 오른 종은 원칙적으로 상업적 거래를 할 수 없으며, 학술연구를 위한 거래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따라서 개인 입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고 기간 원소유주를 찾지 못하면 환경부 국립생태원 내 CITES 동물 보호시설로 가게 된다.

우선 출동한 경찰은 종이상자에 이 앵무새를 담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 보냈다. 앵무새가 사람을 잘 따라 구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카페 사장 조모(34)씨는 "정오께부터 야외석 쪽을 왔다 갔다 하더니 오후 3시께 다시 찾아와 손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먹을 것을 주고 손님이 만지는데도 앵무새가 가만히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협회는 이 앵무새가 살던 집에서 탈출하거나 유기된 것으로 보고 공고를 통해 원소유주를 찾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검진 결과 앵무새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한 종 판별을 하려면 영등포구청을 통해 한강유역환경청에 요청해야 하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앵무과에 속하는 새들은 두뇌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조류들이다. 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3~5세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람과의 교감도 뛰어난 편이다. 개체마다 색상과 그 종류 역시 몹시 다양해 전 세계적으로 약 300종이 있다고 하며, 몸길이도 약 10cm 소형종에서 1m에 육박하는 대형종까지 넓게 분포돼 있다.

이때 노란머리아마존 앵무새는 평균 40cm 안팎의 체구를 가지고 있으며 개체 특징으로 검은색 부리에 짧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앵무새 중에서도 높은 지능과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사람과 닮은 언어 능력을 보이는 앵무새들은 과연 어떻게 말을 따라 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은 '구강구조'에 있다. 앵무새는 사람과 구강구조가 비슷한 편으로, 특히 울대가 다른 새들보다 닮아 있다. 폐 위쪽에 울대가 있어 공기 움직임으로 여러 소리를 도출할 수 있고, 혀 근육도 발달해 있어 위치를 바꿔가며 여러 발음이 가능하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