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0% 돌파 코앞 '태풍상사' 제치고…화제성 '1위' 등극한 19금 '한국 드라마'
2025-11-1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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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케이블·OTT 작품, 상위권에 고르게 섞여 있어 눈길
인기작 tvN '태풍상사'를 제치고 화제성 1위에 올랐다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넷플릭스가 내놓은 19금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당신이 죽였다'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7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가 11월 2주차 TV-OTT 통합 화제성 1위에 올랐다. 19세 시청가로 공개된 이 드라마는 강한 몰입감을 핵심으로 한 범죄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이 입소문을 타며 SNS와 커뮤니티, 동영상 플랫폼 전반에서 높은 언급량을 기록했다.
작품 공개 직후 넷플릭스 국내 톱10 상위권에 안착했다는 점도 화제성 상승을 거들었다. 이러한 반응은 이번 펀덱스 조사에서 14.0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태풍상사 제치고 1위…tvN·OTT 간 경쟁 구도 재편
‘태풍상사’는 주말드라마 가운데 가장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10%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이번 주 화제성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태풍상사’가 지상파·케이블 시청률 중심의 흥행 공식을 따르는 반면, ‘당신이 죽였다’는 SNS와 커뮤니티 활동량이 많아 화제성 지표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굿데이터의 펀덱스는 전통적인 시청률과 달리 뉴스 기사량, 블로그와 카페, 커뮤니티 등에서 발생하는 여론, SNS 반응, 동영상 콘텐츠 언급량까지 모두 종합해 지수를 산출한다. 이 차이가 시청률과 화제성 순위의 괴리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지상파·케이블뿐 아니라 OTT가 본격적으로 경쟁 우위를 다투는 흐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OTT 드라마 강세 심화…티빙·디즈니+까지 상위권 포진
이번 주 순위는 OTT 작품들이 상위권을 대거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신이 죽였다’를 비롯해 티빙 ‘친애하는 X’, 디즈니+ ‘조각도시’가 나란히 3위와 4위에 오르며 플랫폼 중심의 소비 구조가 점차 굳어지고 있다.
특히 ‘조각도시’는 공개 초기 스틸컷과 예고편 반응을 기반으로 서서히 화제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으며, 시청자들은 주제와 비주얼이 독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OTT 중심 시청 패턴이 강화된 최근 흐름을 이번 조사 결과가 명확하게 보여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펀덱스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는 TV와 OTT 콘텐츠 전반의 화제성 지표를 통합 분석한 데이터다. 조사 대상은 지상파·종편·케이블 39개사와 OTT 5개사가 포함되며, 분석 부문은 드라마·예능·정보·시사 프로그램을 모두 아우른다. 뉴스, 스포츠 중계, 영화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분석 기준은 뉴스 기사량, 커뮤니티·블로그·카페 언급량, SNS 반응, 영상 콘텐츠 조회 및 반응 등을 합산해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매주 업데이트되는 자료이기 때문에 실시간 시청 흐름과 온라인 반응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와 팬층 모두 참고 지표로 활용한다.

향후 화제성 흐름은 어떻게 이어질까
향후 화제성 판도는 ‘당신이 죽였다’ 완결부 평가, ‘태풍상사’ 시청률 10% 돌파 여부, 디즈니+와 티빙의 연말 신작 공개 일정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SBS ‘모범택시3’가 오는 2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앞선 시즌에서 최고 시청률 21%를 넘기며 시즌제 드라마의 확장을 이끈 작품인 만큼, 방송 시작 직후 시청률과 시청자 반응이 펀덱스 순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OTT와 지상파·케이블이 동시기에 신작을 내놓는 11월 말부터는 현재보다 더욱 치열한 순위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월 2주차 굿데이터코퍼레이션 TV-OTT 드라마 화제성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당신이 죽였다 / 넷플릭스, 14.08%
2. 태풍상사 / tvN, 12.07%
3. 친애하는 X / 티빙, 11.31%
4. 조각도시 / 디즈니+, 9.65%
5.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 JTBC, 8.71%
6.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 MBC, 7.39%
7. 우주메리미 / SBS, 6.50%
8. 키스는 괜히 해서! / SBS, 6.13%
9. 다음생은 없으니까 / TV조선, 4.64%
10. 얄미운 사랑 / tvN, 4.08%
한국 드라마 '당신이 죽였다', 일본 원작 소설과 차이점은?
한국 드라마 ‘당신이 죽였다’는 일본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인물 설정부터 결말·메시지까지 전반적인 서사가 대폭 각색된 작품이다.

원작에서 가나코는 대형 가전업체 직원이지만 드라마 속 대응 인물인 희수는 동화 작가로 재해석됐고, 주인공들 연령도 원작의 20대 후반에서 드라마에서는 은수와 희수가 34세, 진표가 40세로 설정돼 한층 성인 서사에 가까워졌다. 직업 역시 크게 달라져 원작의 다쓰로가 은행원인 반면, 드라마의 진표는 투자증권 회사 부지점장으로 등장해 사회적 지위·권력 구조가 보다 현실적인 한국적 맥락에 맞춰 조정됐다. 조력자 설정도 변경돼 원작과 일본 드라마의 린류키는 중국계 불법체류자지만, 한국판에서는 조선족 불법체류자인 장강으로 바뀌어 한국 사회 구조적 문제를 반영했다.
가장 큰 차이는 결말에서 드러난다. 원작은 두 주인공이 경찰을 피해 해외로 도주하는 열린 결말을 택해 범죄 이후 도주와 생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드라마는 완전히 다른 서사를 선택해 두 인물에 대한 서사를 이어간다. 그 과정에서 상처·트라우마·폭력을 직면하며 치유와 연대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원작이 사회 시스템의 허점과 답 없는 긴장감을 중심에 두었다면, 드라마는 복수의 대가, 피해자의 회복, 인간적 구원 등 보다 감정적이고 한국적인 정서를 강화한 방향으로 확장됐다.
'당신이 죽였다'를 연출한 이정림 감독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원작이 가진 폭력의 내면화와 트라우마 요소를 현실적으로 치유하는 과정, 진정한 자유에 대한 메시지 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인물 직업·배경뿐 아니라 조력자의 성별·역할, 악인 처벌 방식, 엔딩까지 다층적인 각색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당신이 죽였다’는 원작 기본 구조에서 출발하되, 설정·결말·주제의식을 한국 현실과 감정에 맞게 재구성한 독자적 작품으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