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보이는 대각선 횡단보도, 편리한 줄만 알았는데 '이런 효과' 있었다

2025-11-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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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대 사람 사고 27%↓… 보행 안전 개선 확인

대각선 횡단보도가 교통사고를 눈에 띄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각선 횡단보도 자료 사진 / 뉴스1
대각선 횡단보도 자료 사진 / 뉴스1

요즘 도심 교차로에 대각선 횡단보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신호가 한 번에 켜지면 그대로 가로질러 갈 수 있어 돌아서 건널 필요가 없고 목적지에 더 빨리 닿는 편리함이 먼저 체감되는데 실제로 이런 변화가 보행 안전과 이동 방식에 분명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함께 2012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 시내에 설치된 대각선 횡단보도 217곳의 설치 전후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도시 전역의 교차로를 장기간 추적한 이번 분석에서는 사고 감소 효과와 보행자 이동 편의 개선, 차량 통행 변화까지 전반적인 수치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대각선횡단보도 설치 전·후 부문별 교통사고 건수 / 서울시 제공
대각선횡단보도 설치 전·후 부문별 교통사고 건수 / 서울시 제공

전체 사고 건수는 설치 전 377건에서 설치 후 308건으로 18.4% 줄었고 이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보행자 안전 분야였다. 차량이 횡단보도를 통과하는 보행자를 직접 들이받는 ‘차 대 사람’ 사고는 27.3% 줄었고 횡단 중 사고도 25.8% 감소했다.

특히 우회전 중 보행자 충격 사고와 좌회전 중 보행자 충격 사고는 각각 35.3%, 44.8% 감소해 차량과 보행자가 맞부딪칠 위험이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방향에서 동시에 보행 신호가 켜지고 차량 진입이 금지되는 대각선 횡단 방식이 기존 교차로의 상충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이다.

법규 위반 유형별로 보면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은 절반 수준인 34건에서 17건으로 줄었고 안전운전 불이행과 신호 위반 역시 각각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보행자가 실제로 걷는 동선도 짧아졌다. 기존에는 교차로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하려면 두 번 횡단해야 했지만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이후 한 번에 건널 수 있게 되면서 이동 거리는 평균 5.6m 줄었다.

대각선 길이가 길 경우 차량 통행속도가 다소 더 느려지는 경향은 있었지만 평균적으로는 시속 1.6km 감소에 그쳐 우려했던 심각한 정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각선 길이 30m 이하 지점에서는 통행속도가 약 1.7km 줄었고 40m를 넘는 곳에서는 약 2.5km 줄어 감소 폭이 조금 더 컸다.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전, 설치 후 사진. / 서울시 제공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전, 설치 후 사진. /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올해 송파초교 인근과 영등포구 당산동아아파트 교차로, 강동구 광진교남단사거리에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를 완료했고 이달 말까지 은평구 제각말아파트교차로와 중랑구 상봉역 3·4번 출구 앞에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보행량이 많은 교차로와 기존에 동시 보행 신호로 운영되던 교차로 등 보행자 중심 설계가 효과적인 지점을 중심으로 확대 도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대각선 횡단보도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보행자가 주인이 되는 교통 문화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시민 안전과 편의를 우선하는 보행자 중심 체계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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