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 오영수 무죄 판결에 검찰 불복…결국 대법원까지
2025-11-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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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대리인, “성폭력 발생 구조와 위계 구조를 굳건히 하는 데 일조하는 부끄러운 선고”
검찰이 배우 오영수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판단에 불복하며 상고 절차에 들어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오 씨의 강제추행 혐의 항소심 사건 판결을 선고한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곽형섭, 김은정, 강희경 부장판사)에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오씨는 2017년 여름 연극 공연 준비로 지방에 체류하던 당시, 산책로에서 극단 후배 A 씨를 껴안고 A 씨 자택 앞에서 볼에 입을 맞춘 혐의가 불거져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월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발생 후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의 기억이 일부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공소 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했다고 의심이 들 땐 피고인 이익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또한 동료로서 포옹인 줄 알았으나 평소보다 더 힘을 줘 껴안았다는 피해자 주장은 예의상 포옹한 강도와 얼마나 다른지 명확하게 비교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포옹의 강도만으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 씨는 항소심 선고 직후 취재진에 "현명한 판결을 해 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하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반면 피해자 측 대리인은 "사법부가 내린 개탄스러운 판결은 성폭력 발생 구조와 위계 구조를 굳건히 하는 데 일조하는 부끄러운 선고"라며 강하게 비판했으며 이에 상고를 요청했다.
▲ 대한민국 배우, 오영수
배우 오영수는 연극계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뒤 오랜 시간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경력을 쌓아온 원로 배우다.
오영수의 배우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021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다. 극 중 그는 참가번호 001번 오일남 역을 맡아 극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인물을 연기했다. 치매 증상이 있는 듯 보이는 최고령 참가자에서 반전의 중심축으로 이어지는 배역을 소화하며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의 세계적 성공으로 그는 골든글로브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한국 배우 최초로 해당 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오영수는 오랜 무대 경력과 특유의 절제된 연기 스타일로 ‘연극에서 TV와 OTT까지 이어진 장수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