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운영하면 얼마나 벌까... 현직 업주가 직접 공개한 한 달 수입
2025-11-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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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창업, 화려한 수익 뒤에 숨겨진 진실

"월세 200만 원, 투자비 2500만 원으로 객실 10개 모텔을 운영해 첫 달 1042만 원을 남겼다."
올해 초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한 소형 모텔 운영 사례가 예비 창업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는 "이건 1% 케이스"라고 선을 그었다. 화려해 보이는 수익 뒤에는 10년 차 업주조차 "통곡의 시간"이라 표현한 시행착오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위치한 10개 객실의 소형 모텔을 운영하는 한 모텔 업주 A씨는 유튜브 인터뷰에서 첫 달 매출 1642만 원, 순수입 1042만 원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했다. 월세, 공과금 등 기본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다. 객실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이 정도면 업계에서도 드문 성과다.
하지만 이 수익은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A씨가 임대한 건물은 여관에 가까운 형태의 모텔이었다. 침대조차 들어가지 않는 온돌방에 낡은 TV, 오래된 변기가 놓여 있었다. 보증금을 제외하고 투자한 리모델링 비용은 약 2500만 원. 객실당 250만 원가량인데, 이마저도 모든 작업을 직접 하며 비용을 아꼈다. 65인치 스마트 TV 설치는 지인들을 불러 밥을 사주는 조건으로 해결했고, 도배는 200만 원에 프런트까지 서비스로 받았다. 변기는 택배로 보내주는 조건으로 개당 11만 원에 구입해 직접 설치했다.
월세가 저렴한 게 수익에 큰 이익을 미쳤다. 시설이 노후하고 소형이라는 약점이 오히려 낮은 임대료를 협상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A씨는 건물주를 만나 여섯 시간 정도 설득하며 장기 계약 조건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운영 전략도 남달랐다. 먼저 대실 영업을 플랫폼에 공개하지 않았다. 객실 수가 적어 대실과 숙박 예약이 충돌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대신 숙박 체크인 시간을 오후 3시로 당겨 회전율을 높였다. 또 대부분의 객실을 2인 기준에서 최대 3인으로 설정하고, 인원 추가 시 2만 원을 받았다. 강 대표는 "3인으로 오는 손님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2만 원은 사실상 대실 한 번 판매한 것과 같은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 덕분에 초반 매출에 힘이 실렸다. 주변에 여인숙밖에 없는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시설을 갖춘 모텔은 공사 인력들의 숙소로 인기를 끌었다. 업주는 장기 투숙객에게도 독특한 조건을 제시했다. 두 명이든 세 명이든 간에 한 달에 120만 원만 요구하는 대신 주말은 비워달라고 했다. 평일에는 장기 투숙객이 사용하고, 주말에는 일반 숙박 손님을 받아 이중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업주는 "쉽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초반 두 달간은 집에도 가지 않고 프런트 쪽방에서 먹고 자며 직접 청소까지 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이후 인근 호프집 사장과 파트타임 계약을 맺어 낮 시간 청소를 맡기며 부담을 줄였다고 했다. 또 현재는 다른 사업을 병행하느라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정도 투자비로 이 정도 수익을 내는 건 1% 케이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부 없이 모텔업을 하려고 달려드는 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숙박업은 겉보기보다 복잡한 사업이다. 10년 차 모텔 사업자인 모텔업주 B씨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첫 5년은 통곡의 기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광주와 전남 담양군에서 모텔을 운영하던 그는 담양에 있는 객실 30개 규모의 모텔을 6억 7000만 원에 사들여 5년간 운영한 뒤 15억 7500만 원에 매각했다.
B씨에 따르면 매각한 모텔의 월 최대 매출은 8630만 원, 평균 매출은 4350만 원이었고 영업 이익률은 20~30%였다.
초반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첫 번째 문제는 낮은 객단가였다. 주변 모텔들의 숙박요금이 3만~3만 5000원인 까닭에 혼자만 비싸게 받을 수 없었다. 매번 만실이었지만 계산해 보니 남는 게 거의 없었다. 또 개업한 지 3개월 만에 바로 옆에 경쟁 모텔이 오픈했다. "좋은 상권은 남들 눈에도 좋아 보인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마진율이 낮은 것도 문제였다. 객단가가 낮으니 손님이 많았고, 바쁘니 직원을 많이 써야 했다. 인건비가 높아져 결국 자신이 몸으로 때워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는 "모텔을 운영하는 순간 탈출 없는 감옥 생활"이라는 댓글에 "100%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후 업주는 시설의 지속성·차별성·안정성을 갖추고, 청결·친절·경험을 유지하며, SNS와 네이버 마케팅을 병행하는 등 종합적인 전략을 세웠다. 또 경매, 공매, NPL 등 다양한 매입 방법을 공부해 모텔을 싸게 사는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경험치의 그릇을 일정 수준 이상 채워야 돈을 벌 수 있다"며 "이등병이 막 입대해 놓고 5년 차만큼 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11일 인터넷 커뮤니티 SLR클럽에서 숙박업 수익을 두고 여러 얘기가 오갔다. 회원 하나가 ‘모텔업 하면 한 달 순이익 얼마 정도인가요?’란 게시물을 올린 게 계기였다. 한 네티즌이 "시골에 의외로 잘되는 곳이 많다. 주변에 공단이라도 생기면 몇 년 동안 손님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그러자 실제 모텔을 운영 중인 한 업주가 "고정비로 돌아가는 업이니 천차만별"이라며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주는 "돈은 많이 벌지만 몇 년에 한 번씩 리모델링 비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노동 강도와 사회적 인식이다. 한 네티즌은 "매일 남의 대변, X액, 음식물 청소, 세탁 등을 감당해야 한다. 알바들도 힘들어서 바로 튄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루 24시간을 매달려 뼈 빠지게 일해야 하고 사회적 인식이 완전 막장"이라고 말했다.
도난, 마약 투약 흔적, 침구류 오염 등으로 인간의 민낯을 계속 보다 보면 ‘1차 현타’가 오고, 이후 관리와 직원 채용 스트레스로 ‘2차 현타’가 온다는 증언도 있다.
업계에서는 모텔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령화로 모텔을 찾는 수요가 줄고, 저가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요즘 망하는 게 모텔이다. 잘되면 모텔이 매물로 나오겠나. 자기가 다 해먹지"라고 말했다. 반면 "정말 잘되는 곳은 가족에게 주지 남한테 팔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의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숙박업 창업을 고려한다면 예상 매출 분석, 상권 조사, 마진율 계산 등 철저한 준비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A씨는 "시장을 바라보는 눈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크다. 경험 없이 달려드는 분이 너무 많다"며 "공부를 좀 하고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B씨는 "하기 쉬운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져야 한다. 경쟁자도 그 앞에서 좌절할 테니 극복하기 힘든 문제를 만났을 때 오히려 안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화려한 수익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동과 시행착오, 그리고 시장을 읽는 안목이 있다. 숙박업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사업임에 분명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