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니까 베란다에 음식을 둔다고?…겨울에도 절대 '실온 보관 안 되는' 식재료
2025-11-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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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까다로운 식재료 보관
기온이 떨어지면 베란다나 주방 한쪽이 냉장고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무리 추워도 냉장 보관이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들이 있다.
겨울이면 집 안 곳곳이 차갑게 식는다. 특히 난방을 하지 않는 베란다나 사용이 적은 주방 구석은 바깥 공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떨어진다. 자연스럽게 냉장고에 넣어야 할 식재료를 베란다에 보관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부 온도가 영하권으로 내려가더라도 음식 보관 환경은 냉장고와 전혀 다르다고 강조한다. 온도 변동 폭, 직사광선, 습기 등은 식재료 변질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특히 베란다는 아침과 밤의 온도 차가 커 미생물이 번식하거나 식재료가 급속히 상할 위험이 있다. 냉장고는 0도에서 5도 사이를 일정하게 유지하지만, 베란다는 잠깐 햇볕이 들어도 온도가 크게 올라간다. 여기에 난방 열기까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줘 보관 환경은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뀔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 베란다 보관이 위험한 식재료가 의외로 많다.
대표적으로 유제품은 반드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우유, 요거트, 치즈 등은 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세균이 빠르게 자란다. 베란다처럼 온도 변동이 큰 공간에서는 특히 쉽게 상한다. 계란 역시 마찬가지다. 겨울철엔 괜찮다는 오해가 있지만 계란은 일정한 저온이 유지돼야 안전하다. 온도가 들쭉날쭉하면 껍데기에 결로가 생기고 그 틈으로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커진다.
육류와 생선류는 말할 것도 없다. 잠깐이라도 실온 수준으로 온도가 오르면 세균 번식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 특히 생닭과 돼지고기 등은 겨울철 실내 냉기만 믿고 보관하는 경우가 있지만 절대 금물이다. 가열하기 전까지는 반드시 냉장에서 4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다진 고기나 양념된 고기처럼 가공 상태의 제품은 변질 속도가 더 빨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샐러드 채소나 손질된 과일도 베란다 보관은 적절하지 않다. 겉은 차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부 수분이 언 듯 말 듯 반복되면 조직이 손상되고 금세 물러진다. 이런 미세한 손상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빠르게 부패로 이어진다. 김치, 절임류 역시 실온보다 낮은 온도를 좋아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낮거나 온도 변화가 반복되면 발효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돼 맛과 안전성이 쉽게 무너진다.
반면, 감자나 고구마처럼 저온에 약한 식재료는 냉장고보다 서늘한 실내 보관이 오히려 적합하다. 다만 영하권 베란다에서는 동결로 인해 오히려 품질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온도 확인이 중요하다. 양파, 마늘 등 건조 식재료도 통풍이 되면 일정 부분 베란다 보관이 가능하지만 온도 변화가 크면 금방 싹이 나거나 곰팡이가 생긴다.
결국 중요한 기준은 한 가지다.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가. 냉장 보관이 필요한 식재료는 온도가 0도에서 5도 사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서늘한 보관이 필요한 식재료는 10도에서 15도 정도가 적당한데, 베란다는 이 기준에 맞기 어렵다. 잠깐의 햇빛이나 외부 바람만으로도 온도가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이라 해도 베란다를 냉장고처럼 활용하는 것은 위험요인이 많다. 특히 변질 시 식중독 위험이 큰 식재료는 반드시 냉장고에서 관리해야 한다. 계절과 날씨에 속지 말고 보관 기준을 정확히 따르는 것이 식중독 예방과 안전한 식생활의 첫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