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은행 돌아다닐 필요 없다…오늘부터 전국 은행에서 ‘이 서비스’ 시작

2025-11-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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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찾아다니던 불편 해소
한 지점에서 여러 은행 계좌 관리 가능

오늘부터 은행 창구에서도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점심시간에 잠깐 은행 업무를 보려고 나섰다가, 막상 내 주거래은행이 근처에 없어 다른 거리까지 걸어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ATM 앞에서는 수수료를 한 번 더 확인하느라 망설이고, 조금이라도 덜 나오는 기계를 찾아 몇 걸음씩 다시 이동하던 순간도 떠오른다.

창구에 도착해도 그 은행 계좌가 아니라는 이유로 처리하지 못하는 업무가 있어, 발길을 돌려 또 다른 은행을 찾았던 날들도 있다. 이런 번거로운 장면들이 오늘부터는 크게 달라진다.

금융위원회는 온라인으로만 제공되던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를 이날부터 전국 은행 영업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대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스마트폰 앱에서는 이미 가능했던 타행 계좌 조회와 이체 기능을 오프라인 창구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한 변화다.

◈ 타행 이체까지 창구에서…온라인과 동일한 기능 열린다

그동안 영업점에서는 자행 계좌만 처리할 수 있어 온라인과 기능 차이가 컸고 타행 이체를 위해 ATM을 찾아 이동하거나 업무에 따라 여러 영업점을 왕복해야 했던 불편이 있었다. 이 제약이 해소되면서 창구 한 곳에서 여러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까지 해결할 수 있게 돼 이용자 편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영업점에서는 기존처럼 자행 계좌뿐 아니라 타행 계좌의 잔액 조회와 거래내역 조회, 이체(채우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방문한 은행에 수시입출금계좌가 없다면 계좌를 개설한 뒤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고객도 직원 안내를 통해 자신의 금융정보를 한 번에 조회하고 소비 패턴 분석과 맞춤형 상품 추천 등 자산관리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영업점이 사라진 지역 주민도 인근 다른 은행 창구에서 주거래은행 계좌를 확인하고 이체할 수 있어 금융 접근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처럼 창구 기능이 대폭 넓어지면서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자체가 어떤 서비스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픈뱅킹은 한 은행 앱이나 창구에서 여러 은행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고 이체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든 금융 공동 인프라다. 2019년 도입 이후 간편송금과 자동이체, 자산조회 등 각종 송금 서비스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동안은 스마트폰 앱으로만 이용이 가능해 오프라인 접근성이 떨어졌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정보를 이용자가 직접 불러와 통합해 조회하는 서비스로 계좌 잔액과 카드 이용내역, 대출 현황 같은 개인 신용정보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 소비 분석과 상품 추천 등 맞춤형 자산관리의 기반으로 활용돼 왔다. 2022년 본격 시행된 뒤 줄곧 온라인에서만 가입과 조회가 가능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확대된 이번 변화의 의미가 크다.

◈ 온라인에 머물던 핵심 금융서비스, 창구까지 확장

오프라인 오픈뱅킹은 전국 11개 은행인 NH농협·신한·우리·기업·국민·하나·아이엠·부산·광주·전북·경남은행에서 우선 시행되며, 수협·산업·제주은행은 전산 개발 일정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참여한다.

마이데이터는 NH농협·신한·우리·하나·국민·광주·전북·IBK기업은행 등 8개 은행에서 먼저 제공되며 이후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고객은 신분증만 제시하면 영업점에서 즉시 마이데이터 가입과 정보 전송 요구·조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픈뱅킹 자료 사진 / 뉴스1
오픈뱅킹 자료 사진 / 뉴스1

정보 전송은 고객의 명시적 동의가 있을 때만 가능하며 직원이 고객 데이터를 임의로 확인할 수 없도록 보안 기준도 강화됐다. 비대면 부정 조회를 막기 위해 이용 시간은 영업점 운영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제한되고 서비스 품질 편차를 줄이기 위해 연 1회 이상 교육을 이수한 직원만 창구 상담을 맡도록 했다.

이 같은 오프라인 확대는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되어온 두 서비스의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오픈뱅킹은 2019년 도입된 이후 순등록계좌 2억 5800만좌, 순이용자 3900만명, 참여 기관 138개사로 늘며 금융권 공동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2022년 시작된 마이데이터 역시 가입자 1억 7734만명, 누적 데이터 전송 1조 1430억건을 기록하며 금융데이터 활용 기반을 넓혀왔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현장 시연을 점검하며 디지털 전환의 성과가 일부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금융소비자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서비스 도입 후에도 모니터링을 계속해 오프라인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가 포용적 금융 인프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권과 금융위는 서비스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공동 홍보물과 안내 영상 제작, 주민센터 비치, 점포 폐쇄 안내문 동시 표기 등 다양한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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