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피땀, 외면한 교육청~'착한 소비'는 구호뿐이었나"
2025-11-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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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피땀, 외면한 교육청~'착한 소비'는 구호뿐이었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마저, 전남 교육계의 무관심 속에서 휴지 조각이 되고 있다.
전남도의회 김재철 의원은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남도교육청 산하 기관 상당수가 지난 3년간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 비율을 단 한 번도 지키지 않은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하며,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3년 연속 ‘법 위반’, 부끄러운 성적표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이름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간단하다. 공공기관이 연간 사용하는 물품 총액의 단 1.1%만이라도 장애인들이 땀 흘려 만든 제품을 사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도교육청 산하 12개 직속기관 중 절반인 6곳과, 22개 교육지원청 중 10곳이 최근 3년 내내 이 최소한의 법적 의무조차 외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선, 명백한 ‘직무유기’에 가깝다.
####“할 수 있는데, 안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의지 부족’이다. 김 의원은 “올해 3월, 의무구매 비율을 꼭 지켜달라고 신신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관의 실적은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똑같은 여건 속에서도 이미 올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교육청들이 있다는 사실은, 나머지 기관들의 변명이 얼마나 궁색한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자립의 꿈, 꺾어버린 무관심
중증장애인들에게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립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소중한 기회다. 공공기관의 ‘착한 소비’는 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전남 교육계의 무관심은, 이들의 간절한 희망에 찬물을 끼얹고 자립의 사다리를 걷어차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불명예 명단에 오르는 일 없도록”
김재철 의원은 “장애인의 자활을 돕는 것은 시혜가 아닌, 공공기관의 당연한 책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다시는 보건복지부가 공개하는 ‘의무구매 미달성 기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명단에 전남 교육기관의 이름이 오르는 일이 없도록, 지금이라도 뼈를 깎는 자성과 즉각적인 시정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지적을 계기로 전남 교육계가 장애인들의 피땀 어린 노력에 진심으로 응답할지, 지역 사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