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줄 알고 다 버렸는데…마늘 끝부분 초록색 '이것', 대반전 정체
2025-11-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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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의 초록 변신, 먹어도 괜찮을까?
부엌에서 마늘을 다지다가 끝부분이 초록빛으로 변한 것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색이 변한 모습을 곰팡이나 변질로 오해해 통째로 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이 초록빛의 정체는 ‘부패’가 아니다. 그럼 마늘 끝부분은 대체 왜 초록색으로 자꾸 변하는 걸까. 이에 대해 한번 자세히 알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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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늘 일부가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은 조직이 산소·효소와 만나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마늘이 초록색 또는 청색으로 변하는 ‘녹변현상’은 아직 단일 원인으로 규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일관된 조건을 원인으로 꼽는다.
첫 번째는 저온 저장 후 다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효소활성 증가다. 마늘은 4℃ 안팎의 저온에서 오래 보관할 경우 싹을 틔울 준비를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마늘 속 효소가 활성화된다. 통마늘일 때는 이 효소가 천천히 작용하지만, 다지거나 찧는 순간 조직이 손상되면서 효소 반응이 급격히 증가해 엽록소 색소 반응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일을 깎아두면 갈변하는 것과 비슷한 산화적 반응이다.
두 번째는 마늘 속 황화합물(알리신)과 철 성분이 결합하며 생기는 색 변화다. 마늘에는 미량의 철이 존재하며, 믹서기 날 등 조리 도구의 철 성분이 더해지면 황화철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이 녹색·청색빛을 띤다.
세 번째는 환원당·유기산과 아미노산 반응 같은 부가적 변색 반응이다. 저장 기간이 길고 온도가 낮을수록 이 반응이 강화된다. 따라서 '장기 저장+다지기' 조합이 가장 쉽게 녹변현상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색 변화가 모두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이다. 한때 발아억제제 말레익하이드라자이드 때문에 마늘이 변색된다는 오해가 퍼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이미 정정됐다. 농약으로 인해 생기는 변색은 아니라는 점이 농진청을 포함한 연구기관을 통해 확인됐다.
초록색 마늘, 먹어도 될까…“유해성 없음”

녹색으로 변한 마늘은 먹어도 건강상 문제가 없다. 마늘 조직 내 효소작용이 만든 색 변화일 뿐 부패나 독성 반응과는 무관하다. 변색 자체는 시각적으로 불안감을 줄 수 있지만, 유해물질이 생성되거나 맛이 크게 변질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장 상태가 좋지 않아 마늘이 무르거나 냄새가 이상하면 그 경우는 변질로 보기 때문에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음식 전문가들은 '마늘이 초록색으로 변한 것은 효소 반응이 원인일 뿐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녹변을 막으려면? 온도·공기·보관 방식이 핵심
마늘을 다져두었을 때 초록빛으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고 싶다면 몇 가지 보관 요령을 따르면 된다.
첫째, 통마늘 상태로 통풍이 잘 되는 자루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단기간 보관 시에는 상온 건조 환경이 가장 안정적이다.
둘째, 장기 보관을 원한다면 마늘을 깐 후 다져서 공기를 최대한 제거한 뒤 냉동 보관하는 것이 변색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산소 노출이 줄어들고 효소 활동이 크게 억제된다.
셋째, 연구 결과에 따르면 4℃에서 한 달 보관한 마늘을 다지면 초록색 변색이 생기지만, 동일한 마늘을 상온(20~30℃)에서 한 달 보관 후 다지면 색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저온 저장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넷째, 마늘을 40℃ 이상에서 24시간 보관한 뒤 다져 냉장 보관하면 효소 반응이 차단돼 변색을 방지할 수 있다.
따뜻한 곳에서 하루 정도 둔 뒤 다져 보관하는 방법도 같은 원리로 효과가 있다.

원래부터 ‘초록색’인 마늘도 있다…국내 품종 ‘홍산’
일부 마늘은 변색이 아니라 애초에 끝부분이 초록색을 띠는 품종이 존재한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홍산’ 품종이 대표적이다. 홍산 마늘은 다른 품종보다 엽록소 함량이 1.6배에서 3.5배 높아 자연스럽게 초록빛이 발현된다. 초록색의 선명도는 재배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씨마늘을 심는 깊이에 따라 색 발현 단계가 달라졌는데, 깊이 10cm로 심었을 때는 2.8 단계, 얕은 5cm로 심었을 때는 2.7 단계로 더 진했다. 대부분 농가는 5~7cm 깊이로 파종한다.
또한 수확 후 햇볕 건조 기간이 길수록 색이 더 진해져 건조 1일 차에는 2.7 단계, 10일 건조 후에는 3.1 단계까지 올라갔다.
재배 시 사용하는 비닐 색상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는데 검은색 비닐보다 하얀 비닐을 덮었을 때 초록빛 발현이 더 높았다.
홍산은 일반 마늘 대비 알린 성분이 높아 향과 매운맛이 강하고, 단맛도 더 많이 난다는 특징이 있다. 생산성도 우수하고 뿌리가 쉽게 뽑혀 노동력이 적게 들어 재배 효율이 높다.
마늘, 어떤 식품인가…우리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

마늘은 단군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우리 식문화에서 뿌리가 깊은 식재료다. 김장철뿐 아니라 대부분의 한식 조리에 기본 양념으로 쓰인다.
알려진 효능도 다양하다. 소화액 분비 촉진, 이뇨·살균·강장 작용, 혈액순환 촉진 등으로 예로부터 ‘약이 되는 음식’으로 취급돼 왔다. 특히 알리신 성분이 강한 자극성 향과 맛을 내며 항균 작용까지 갖고 있어 조리 시 빠질 수 없는 기초 식재료다.
상태에 따른 추천 마늘 '보관방법'
마늘의 보관 기간은 보관 환경과 형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실온·냉장·냉동 각각에 맞는 조건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온에서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통마늘을 서늘하고 환기가 잘 되는 어두운 곳에 두면 약 1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지만,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그 기간이 더 짧아질 수 있다.
냉장 보관의 경우 통마늘은 키친타월에 싸서 비닐봉지에 넣으면 1~2개월 유지되며, 깐마늘은 일반적으로 2~3주 보관이 가능하지만 적절한 보관법을 적용하면 최대 1년까지도 연장이 가능하다.
다진 마늘은 냉장에서는 약 1주에서 길면 1개월 정도까지 보관되며, 냉동 보관 시에는 약 1개월이 권장된다. 냉동에서는 다지거나 통째로 소분해 랩과 지퍼백에 밀봉하면 약 1개월간 보관할 수 있고, 사용할 때는 해동하지 않고 바로 요리에 넣는 것이 좋다. 다만 물기가 있거나 상처가 난 마늘은 보관 기간이 크게 줄어들고 곰팡이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충분히 말려서 보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