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 먹다 나오기도…특정 생선에 무조건 들어있다는 '이것', 먹어도 될까?
2025-11-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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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학꽁치에서 발견되는 기생충 정체
겨울 별미로 꼽히는 학꽁치가 제철을 맞으면서, 가정에서 된장국을 끓여 먹다가 정체불명의 생물체를 발견해 충격을 받은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언뜻 보면 쥐며느리나 갯강구처럼 보이는 이 생물의 정체는 바로 '학꽁치 아감벌레'다. 학꽁치의 99% 이상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벌레가 무엇인지, 먹어도 괜찮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낚시 유튜버 '입질의 추억'은 과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욱 된장국을 먹다가 아감벌레를 발견한 경험을 공유했다. 육수용으로 사용한 건새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벌레는 알고 보니 학꽁치에 기생하는 아감벌레였다. 건새우를 손으로 뒤져보니 한두 마리가 아닌 상당수의 아감벌레가 발견됐다.
학꽁치의 거의 모든 개체에 기생
아감벌레의 학명은 'Irona Melanosticta'로, 바다쥐며느리, 갯강구와 같은 등각류에 속하는 기생충이다. 학꽁치의 아가미 속에 주로 기생하며, 학꽁치 외에도 감성돔, 숭어, 농어, 벵에돔 등 다양한 어종의 표피나 아가미, 입속 혀에 붙어 살아간다.
특히 학꽁치의 경우 기생률이 99.9% 이상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모든 학꽁치에 아감벌레가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튜버 '국가대표 쩔템'도 최근 올린 학꽁치 낚시 영상에서 "학선생 열 마리 잡으면 거의 95% 이상은 학꽁치 아감벌레가 기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감벌레는 숙주인 물고기가 먹는 먹이의 영양분을 빼앗으며, 체액과 혈액을 빨아먹어 숙주의 호흡과 영양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인체에는 무해…새우 맛과 비슷
그렇다면 아감벌레가 들어있는 학꽁치를 먹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인체에는 해롭지 않다. 현재까지 아감벌레가 인체에 감염되거나 해를 끼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아감벌레는 인체에 기생하지 않으며, 고래회충과 달리 숙주가 죽어도 근육 속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아감벌레는 갑각류와 가까운 등각류로, 그 맛이 새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익히거나 조리해 먹을 경우 별도의 독성 문제도 없다.
다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심리적 불쾌감과 혐오감 때문에 제거하고 섭취한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학꽁치의 경우 포장 단계에서 머리가 제거되는 경우가 많아 아감벌레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리와 아가미 제거가 가장 확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섭취를 위해서는 학꽁치의 머리와 아가미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감벌레가 주로 아가미에 기생하기 때문에, 머리와 아가미를 떼어내면 아감벌레도 함께 제거된다.
'국가대표 쩔템'의 영상에서는 잡은 학꽁치에서 아감벌레를 제거하는 과정이 담겼다. 학꽁치가 죽으면 아감벌레가 아가미에서 빠져나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 속에서는 아감벌레를 미끼로 사용해 학꽁치를 낚는 실험도 진행됐는데, 학꽁치들이 아감벌레에 관심을 보이며 먹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가열과 냉동으로 완전 사멸
혹시 제거하지 못한 아감벌레가 있더라도 적절한 조리 과정을 거치면 안전하다. 아감벌레는 열처리와 냉동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
식품안전 기준에 따르면 85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기생충을 안전하게 죽일 수 있다. 학꽁치를 조리할 때 속까지 충분히 가열하면 아감벌레는 사멸한다.
냉동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최소 7일(168시간) 이상, 또는 영하 35도에서 최소 15시간 이상 냉동하면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다.

등각류는 전 세계 바다 어디에나 서식하며, 크기도 1~2mm의 작은 것부터 20~30cm에 이르는 대형 종까지 다양하다. 현재 열대지방을 포함한 전 세계 바다에 분포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새우 같은 갑각류들과 함께 바닷속을 부유하며 떠돌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아감벌레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위생과 심리적 불쾌감 방지를 위해 학꽁치 손질 시 머리와 아가미를 제거하고, 충분히 가열하거나 냉동 보관한 뒤 조리하는 것이 안전한 섭취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