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별 볼 일 없는데…한겨울에는 고급어종 뺨치는 맛이라는 초가성비 '생선회'

2025-11-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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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가 절절 흘러 한 점 먹으면 입술이 맨질맨질해질 정도”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최고인 겨울 생선으로 가숭어를 소개해 화제다.
가숭어 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가숭어 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는 "이제 수산물은 넘 비싸, 회는 못 먹겠어"라면 꼭 보세요. 고물가시대 유일무이한 최강 가성비 생선"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22일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최근 일본산 양식 방어의 경매 단가가 kg당 4만 원을 넘어서는 등 생선 값이 급등하면서 회 한 접시에 소주 한 잔 기울이기가 부담스러워진 상황. 이런 가운데 겨울철 최강 가성비 횟감으로 주목받는 생선이 있다고 전했다.

바로 평소에는 저평가됐지만 한겨울에는 맛과 식감, 가격 모두 제격인 '가숭어'다.

가숭어는 숭어목 숭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우리나라에는 숭어·가숭어·술립숭어·등질숭어·큰비늘숭어·넓적꼬리숭어 등 다양한 숭어종이 서식한다. 이 중 식용으로 유통되는 건 대부분 숭어와 가숭어다.

가숭어의 이름 뜻.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가숭어의 이름 뜻.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 이름 때문에 오해 받는다?

가숭어는 이름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다. 표준명의 '가'는 '가짜'라는 의미지만, 전국적으로는 '참숭어'라는 별명으로 더 널리 불린다. 반대로 오리지널 숭어는 '개숭어'나 '보리숭어'로 불린다. 이는 겨울철 가숭어가 워낙 맛있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 결과다.

숭어와 가숭어의 차이.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숭어와 가숭어의 차이.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 숭어와 가숭어 구분법

두 생선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눈 색깔이다. 숭어는 공막이 흰색이지만 가숭어의 공막은 노란색이다. 또 숭어의 꼬리 지느러미는 V자로 날렵하게 패였지만, 가숭어는 뭉툭하고 일자형에 가깝다. 가숭어는 몸이 더 가늘고 길며 머리도 납작하다.

서식지도 다르다. 숭어는 동해와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반면, 가숭어는 전국에서 볼 수 있지만 주로 서해 쪽에 많이 서식하며 극동아시아 지역으로 서식지가 한정된다.

가숭어의 대표 산지는 전북 부안군과 경남 하동군이다. 부안에서는 한겨울 잡히는 가숭어를 '설숭어'라며 지역 특산물로 밀고 있고, 하동군은 가숭어 양식이 대량으로 이뤄지는 대표 양식산지다. 하동에서는 녹차가 섞인 배합사료를 먹여 '녹차 참숭어'라는 브랜드로 내놓는다.

가숭어는 양식이 활발하지만 숭어는 양식이 없다. 가숭어는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연안에서 알을 낳는 반면, 숭어는 멀고 깊은 외해 바다에서 산란해 연안 양식장에서 산란 유도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철도 다르다. 숭어는 가을에 산란을 시작해 여름이 제철이지만, 가숭어는 3월에서 5월 봄철이 산란기라 산란기 전인 겨울이 제철이다.

가숭어 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가숭어 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 겨울에는 맛도 가격도 최고라는데?

가숭어는 냄새도 없고 쫄깃한 맛이 좋다고 한다. 기름기가 절절 흘러 한 점 먹으면 입술이 맨질맨질해질 정도다. 쫄깃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에 지방에서 오는 고소함까지 더해져, 이때만큼은 횟감의 왕 돌돔과도 견줄 만한 수준이다. 옛말에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는 뻘도 달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양식이 잘되는 어종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양식뿐만 아니라 자연산도 전국적으로 어획량이 많아 값이 쌌다. 10여 년 전보다는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소매가 기준 kg당 만 원이 안 되는 손에 꼽히는 횟감이다.

▶ 여름에는 '최악의 맛'?

하지만 여름에는 최악의 맛을 자랑한다. 여름은 산란기 혹은 산란 직후라 기름기도 살집도 빠진다. 식감은 무르고 푸석거린다. 더 큰 문제는 가숭어의 주 서식지가 개펄 지역이라는 점이다. 뻘을 걸러 유기물을 먹고 사는 습성 때문에 고유의 흙냄새가 살에 배는데,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이것이 절정에 이른다. 그래서 자연산보다 사료를 먹여 키우는 양식을 더 추천하고, 서해산보다 남해산이 선호된다.

가숭어는 담수에도 잘 적응한다. 매년 봄이면 큰 무리를 지어 서해안을 따라 한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가끔 서울 한복판 안양천까지 올라왔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다. 규모가 커서 멀리서 보면 강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지만, 연어처럼 산란을 위한 행동은 아니다. 다만 민물이나 기수역에서 잡힌 바닷물고기는 맛이 없다.

가숭어 회를 먹는 사람.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가숭어 회를 먹는 사람.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 한때 '도미 짝퉁'이었다고?

가숭어는 예전에 도미로 둔갑하던 '짝퉁 생선'이었다. 혈합육이 도미류처럼 진한 선홍색을 내는 특징 때문에 비슷하게 생긴 도미류로 속여 팔기도 했다. 하지만 재작년에는 국내 양식업계 수급 이슈로 가숭어 가격이 폭등해 오히려 참돔보다 비싸지기도 했다.

▶ 가숭어 먹을 때 TIP

생선선생 미스터S는 가숭어 회를 먹을 때 꼭 챙겨야 할 것은 '밤'이라 불리는 위 부분이라고 전했다. 가숭어는 바닥층에서 뻘을 삼켰다 뱉으며 유기물을 걸러 먹는 습성 때문에 소화기관이 절구통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발달했다. 이는 닭똥집과 비슷한 꼬득꼬득한 식감을 낸다. 기름장에 찍어 회로 먹으면 된다.

해안가 지역에서는 회무침, 회덮밥 등에 가숭어 회가 많이 쓰였다. 찜이나 매운탕은 물론 꾸덕하게 말려서 두고두고 먹기도 했다. 강화나 김포 지역에서는 겨울철 손가락만 한 가숭어 새끼인 '동어'를 구워 통째로 먹거나 비늘만 긁어내고 신김치에 싸서 회로 먹었다.

전남 무안군 몽탄면에서는 추수가 끝나면 강가에 둘러앉아 볏짚을 태우며 가숭어를 구워 먹던 풍습이 있었는데, 이 '몽탄 볏짚 구이' 문화가 서울로 올라와 삼겹살 구이로 아이템을 바꿔 유명 고깃집의 유래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숭어 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가숭어 회. /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 가성비 생선인데 알은 '비싸다'?

가숭어의 알은 값비싼 고급 전통 음식인 '어란'의 재료로 쓰인다. 제대로 만든 어란은 한 덩어리에 수십만 원에 거래된다. 최상급 가숭어를 선별해 알이 터지지 않게 핏줄을 제거하고, 적정 염도에 간장에 절였다가 하루에 몇 번씩 뒤집고 눌러주며 수개월에 걸쳐 만든다.

특히 전남 영암 지방의 어란을 최고로 꼽는다. 하구둑이 생기기 전 알을 가득 밴 가숭어가 오르던 길목이 영암에 인접한 영산강 유역이었기 때문이다.

어란은 짭조름한 맛과 진한 감칠맛, 약간의 비린함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미를 낸다. 일본의 가라스미와 유럽의 보타르가도 비슷한 음식이지만 숭어알로 만든다. 가숭어는 극동아시아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기 때문에 가숭어 알로 만든 어란은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다.

위 기사 내용은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에서 영상으로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생선선생 미스터S

해당 영상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나한테는 겨울철에 먹는 밀치가 참치, 방어, 돔보다 훨씬 맛있는 생선임. 최고", "숭어의 쫀득한 식감을 좋아함. 진짜 가성비 갑", "경남 사람들에게는 볼락과 더불어 소울피쉬!", "숭어 이름 진짜 헷갈림. 좀 바꿨으면", "우리 동네에서는 밀치를 국수처럼 길게 썰어서 쌈 싸서 먹음. 맛·가성비 최고", "가숭어 종자생산과 양식을 했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몰랐던 내용이 있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겨울 한정 최강... 몇 년 전 아내에게 회 썰어주고 먹고 나니 너무 좋아하게 된 생선", "나만 먹게 알리지 말아주세요" 등 다양한 댓글을 달았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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