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못 찾아 사망한 부산 고등학생, 알고 보니 '심한 부상' 있었다

2025-11-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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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소재를 두고 의견 갈려

길에서 쓰러졌는데 병원을 찾아 전전하다 결국 사망한 부산 고등학생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생 A군이 쓰러진 상태로 처음 발견된 건 지난달 20일 오전 6시 17분쯤이다.

한 시민의 신고에 119가 출동했는데, 당시 A군은 심한 발작 등 간질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이송 단계의 중증도 기준(Pre-KTAS)을 5등급 중 '긴급'인 2등급으로 분류하고, 학생을 받아줄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학생의 증세를 고려해 신경과가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 연락했다고 한다.

그러나 권역응급의료센터인 해운대백병원, 동아대병원을 비롯해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 등 4곳은 모두 수용을 거절했다.

거절 이유는 바로 '소아신경과 관련 배후 진료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배후진료는 단순히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응급처치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전문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연결해 주는 과정을 뜻한다. 예를 들어 소아환자나 신경계 질환 환자는 응급처치 후에도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결국 구급대원은 부산소방재난본부 산하의 구급상황관리센터 측에 이송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센터는 구급대원이 연락한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을 포함해 부산대병원, 동의병원, 고신대병원과 경남 창원에 있는 창원한마음병원 등 8곳에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다. 이유는 역시 소아 신경과 관련 전문의가 없다는 것이었다.

구급차 안에서 약 1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A군은 결국 심정지 상태가 됐다. 구급대원은 Pre-KTAS를 '소생'에 해당하는 1등급으로 상향한 뒤 오전 7시 30분쯤 당시 가장 가까웠던 대동병원으로 향했다. 환자가 심정지일 경우 근접 병원은 해당 환자를 수용해야만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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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병원에서 의사가 학생의 옷을 벗겨 신체를 정밀하게 확인한 결과 꼬리뼈 쪽에 심한 외상이 발견됐다. 연합뉴스는 "알고 보니 A군은 시민에게 발견되기 전 크게 다쳤는데, 외상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라 전했다.

A군은 숨졌고,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족이 원치 않아 부검 역시 없었따.

연합뉴스는 수도권의 한 응급의학과 C교수의 "구급대원이 환자의 상태가 병원에 어떻다고 말했는지가 중요해 보인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구급대원도 환자의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현장에서 기도삽관 등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병원을 수배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위중한 상태를 알렸다면 병원에서 오라고 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고 말했다.

반대로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이 외상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만큼 응급실에 먼저 이송됐던 게 중요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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