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먹으면 돈 남는 장어, 집에서 '숯불 없이도' 바삭하게 굽는 법
2025-11-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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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어의 숨은 효능
겨울에 먹는 장어는 몸의 원기를 보충해주고 기력을 회복시켜 주는 으뜸 보양식이다.
최근 보양식 민물장어의 산지가격이 대폭락을 맞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어의 새끼인 실뱀장어가 유례없이 많이 잡혀 과잉 양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지가가 떨어진 데 비해 식당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 이럴 때는 산지 직송으로 구매해 집에서 장어 요리를 해먹는 게 이득일 수도 있지만, 직접 만들기엔 여러 애로사항이 많다.
집에서도 간단한 주방 도구만 사용해 장어구이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장어는 숯불에 굽는 게 정석처럼 여겨지지만, 집에서도 비슷한 식감을 만들 수 있다. 핵심은 수분 조절과 온도 관리다. 먼저 장어 손질된 살은 키친타월로 꼼꼼히 눌러 수분을 최대한 제거한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바삭함이 생기지 않고 비린 냄새가 강해진다. 팬은 달궈짐이 눈으로 보일 정도로 강불에서 먼저 예열한다. 기름은 아주 얇게만 둘러 바닥이 번들거리지 않을 정도로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장어를 올린 뒤는 1분 정도만 강불로 표면을 굳히고, 이후 중약불로 줄여 속까지 천천히 익힌다. 이 단계에서 소금을 가볍게 뿌리면 장어 수분이 빠지며 결이 단단해지고 특유의 찐득한 감촉이 줄어든다.
오븐과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면 숯불 특유의 바삭함과 고소함을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다. 껍질 쪽을 먼저 위로 향하게 하여 180도에서 7분, 뒤집어 5분 더 굽는 방식이 기본이다. 이때 알루미늄 호일 위에 장어를 그대로 올리지 말고, 포일에 바늘로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기름이 아래로 빠지게 하면 훨씬 깔끔한 맛이 난다. 에어프라이어는 190도에서 10분이 적당하며, 마지막 2분은 온도를 200도로 올리면 겉면이 한층 더 바삭해진다. 양념 장어일 경우에는 태우지 않도록 중간에 한 번 열어 가장자리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양념은 마지막 1분에만 덧발라 굽는 방식이 깔끔한 색과 풍미를 만든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자칫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를 잡아주는 방법도 있다. 굽기 전 우유나 청주에 10분만 재워두면 비린내 제거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오래 재우면 조직이 흐물거릴 수 있으니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양념 장어를 만들 경우에도 미리 데치지 않고 그대로 굽는 것이 식감 면에서 좋다. 대신 껍질 쪽에 가위로 아주 가는 칼집을 넣어두면 굽는 동안 말리는 현상을 줄일 수 있어 고르게 익는다.
겨울 장어는 여름보다 지방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풍부하다. 찬 공기를 견디며 지방을 축적한 덕분에 비린내가 적고, 고소함이 진하게 올라온다. 장어에 풍부한 비타민 A는 피부와 점막을 보호해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 피로 회복에도 빠르게 작용한다. 장어의 대표 영양소인 DHA와 EPA는 혈관 건강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 혈액순환 관리에 제격이다. 체온이 쉽게 떨어지는 계절에 장어가 몸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민간 신앙도 있지만, 실제로는 고단백·고지방 음식 특성상 섭취 후 대사 과정에서 체온이 약간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기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에 부담 없이 영양을 채우기 좋은 식재료라는 점에서 겨울 장어의 가치는 더욱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