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듣기 폐지에 찬성해? 반대해' 물었더니 12만8000명 중 70%가...
2025-11-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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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문제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평가를 폐지하려 하나"
"변별력 없어", "방해 되면 불공평" 폐지에 힘 싣든 주장도

네티즌 10명 중 7명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과목 듣기 평가 폐지에 반대하고 나섰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수능 당일인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시험 운영 현황을 점검하면서 "가장 까다롭고 사고 발생 요인이 높은 영어 듣기 평가를 내년부터 폐지하는 방향으로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임 교육감은 다음날인 1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영어 듣기평가 폐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교사와 수능 감독관 등이 공통적으로 힘들었던 점으로 영어 듣기평가를 꼽는다"며 시도교육감 회의에서 영어 듣기평가 폐지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및 교실마다 스피커 사정이 다르다. 소음측정기로 스피커를 점검했을 때 문제가 있으면 학교에서 교체비용으로 440만 원을 쓴다"며 "스피커를 고쳐놨는데 시험 보면서 지지직 소리가 날 수 있다. (사실상) 행운만 바랄 뿐"이라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임 교육감은 평가 방식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영어듣기 평가로 영어 실력을 측정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문제가 있다"며 "오롯이 청력 가지고 테스트한다는 것은 영어 실력에 대한 적정한 지표도 아니고 소통 역량의 평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육감은 "(시도교육감 회의에) 긴급으로 제안해서 논의 과제로 삼겠다"며 "(만약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수도권 교육감 협의에서라도 절차를 밟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임 교육감 주장은 SNS와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갑론을박을 불렀다.
이에 위키트리는 1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수능 영어 듣기평가 폐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 게시물을 게재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20일까지 6일간 총 12만800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폐지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70%를, 동의한다는 응답이 30%를 기록했다. 반대 의견이 동의 의견을 압도한 것. 
반대 의견을 낸 네티즌들은 "기술적 오류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듣기 평가 자체를 폐지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임 교육감을 비판했다.
이들은 "언어시험에 듣기가 없는 시험이 어디 있나", "외국인과 대화할 때 문자로 대화할 건가", "듣기라도 있어서 등급이 나오는 학생들도 있다. 듣기를 없애면 변별력이 더 없어진다" 등의 의견을 쏟았다.
한 네티즌은 "폐지되면 여태까지 듣기연습을 왜 한 건가"라며 "이 정도면 2008년생을 실험체로 쓰는 게 맞는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다른 네티즌은 "없앨 거면 현재 중3부터 없애든가, 듣기 공부하고 듣기 풀면서 연습해온 학생들이 있는데 갑자기 없앤다고 하면 뭐 하자는 건가"라고 말했다.
내년에 수능에 응시하는 2008년생인 네티즌은 “화가 나서 쓴다"며 "학생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으면 나오지 않을 의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듣기 공부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영어 듣기가 영어 공부에서 가장 실용적인데 그걸 없애는 건 무리"라는 의견과 함께 "호주에서 13년째 살고 있는데 아무리 필기를 잘해도 귀가 안 뚫리고 입이 안 뚫리면 소용 없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반면 찬성 의견을 낸 네티즌들은 변별력이 없는 점, 듣기를 방해하는 우발적인 일이 터질 수 있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너무 쉽다. 토익 수준은 돼야 하지 않나. 변별력이 너무 없어서 문제", "듣기 시간에 모든 소리를 꺼야 하는데 방해가 되면 불공평한 것 아니냐"란 의견이 이들에게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