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안 바꿔줘서” 침대에 불 지른 10대…주민 수십 명 긴급 대피
2025-11-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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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분 만에 진화됐지만 주민 70여 명 한밤중 대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휴대전화를 바꿔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화를 저지른 10대 때문에 입주민 수십 명이 급히 대피했다.

2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는 A 양을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양은 전날 오후 10시 52분 광주 북구 동림동의 20층 아파트 3층 작은방에서 라이터를 이용해 침구류에 불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 방과 가재도구를 크게 태웠고 집 안에 연기가 차면서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난 지 26분 만에 화재를 완전히 껐지만 아파트 주민 17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75명이 집 밖으로 대피하거나 구조됐다. 해당 세대는 전소됐으며 소방서 추산 1억 2110만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양은 휴대전화를 새 기종으로 바꿔주지 않았다며 불을 지른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와 방화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방화는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형법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규정하는 범죄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특히 사람이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건물에 불을 내는 경우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적용되며 처벌 수위는 일반 방화보다 훨씬 높다.
현주건조물방화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만큼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규정돼 있다.
방화로 인해 실제로 사람이 다치면 방화치상죄, 사망자가 발생하면 방화치사죄가 적용돼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불에 직접 노출돼 다친 경우뿐 아니라 연기 흡입, 그을림으로 인한 호흡기 손상, 어지럼증 등도 법적으로 ‘상해’로 인정되기 때문에 처벌 범위는 더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