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지킨 향나무”…세종시, 문화유산 보호에 지역 교통공사도 나섰다
2025-11-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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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동 향나무 일대 보존 활동…천연기념물 보전, 시민 참여로 확산
지역 정체성의 상징, 도시개발 속 문화유산 관리 방안 시급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개발과 속도의 도시 시대에도,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지역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켜내고 있다. 세종시의 대표 문화유산인 ‘봉산동 향나무’가 도시교통공사의 참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종도시교통공사는 지난 20일, 임직원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버스타고 문화유산 지킴이 원정대’ 활동을 봉산동 향나무 일원에서 펼쳤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광운 세종시의원을 포함한 임직원이 11번·12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현장을 찾았으며, 향나무 보호 활동과 오봉산 등산로 환경정비 등을 진행했다.
봉산동 향나무는 수령 약 400년의 노거수로, 독특한 생김새와 유래로 천연기념물 제321호로 지정돼 있다. 비틀린 몸통과 사방으로 퍼진 가지를 지탱하는 받침대 구조는 생물학적 가치뿐 아니라, 향토문화의 상징으로도 의미가 크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나무는 강화최씨 최중룡이 부친의 상을 치른 뒤 효심을 기리기 위해 심었다고 하며, 마을 주민들에겐 오랜 신앙의 대상이자 평안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김광운 시의원은 “도시의 정체성은 단순한 건물과 인프라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역사와 기억에서 비롯된다”며 “세종시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시민들과 함께 지켜가는 노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전국 천연기념물 중 노거수(老巨樹)로 지정된 경우는 약 100여 건에 이르며, 도시 확장과 환경변화로 인해 훼손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호 수단이 부족해 고사(枯死)하거나, 개발 과정에서 훼손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세종도시교통공사 도순구 사장은 “이번 활동은 교통공사가 시민과 함께 도시 자산을 지켜나가는 사회적 책임 실천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유산과 연계한 교통 기반 홍보,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