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모두의 권리…세종시, 장애학생 체육대회로 ‘포용의 운동장’ 연다
2025-11-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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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종목·130여 명 참여…“장애학생의 자존감과 참여, 체육에서 시작”
서울·부산 등도 통합체육 확대…“기회는 평등하지만, 방식은 맞춤형이어야”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장애학생에게 체육은 단지 운동이 아니라, 사회를 경험하고 자신감을 얻는 도전의 무대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개최한 ‘2025 교육감배 세종장애학생체육대회’는 그런 의미에서 ‘함께하는 교육’의 방향을 뚜렷이 보여줬다.
교육청은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세종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와 GS레인즈 볼링장에서 특수학급과 특수학교 학생 130여 명이 참여한 장애학생 체육대회를 열었다. 탁구, 보치아, 실내조정, 디스크골프 등 8개 종목은 학생들의 신체적 특성과 흥미를 반영해 구성됐고, E-스포츠까지 포함되며 기존 체육대회의 틀을 넘어선 다양성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참여’에 방점을 둔다. 각 종목에서 함께 웃고 격려하는 모습은 ‘교육을 위한 스포츠’가 무엇인지 다시 묻게 했다. 구연희 교육감 권한대행은 “신체활동은 물론, 자존감과 사회적 자립 역량을 키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맞춤형 체육 지원을 통해 장애학생이 학교 체육의 당당한 구성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확산 중이다. 서울시는 ‘통합체육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이 함께 체육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부산시는 특수학교 대상 ‘전문종목 교실’을 운영해 종목별 선수를 육성 중이다. 이처럼 장애학생 체육은 단순한 교육 보조가 아니라 독립된 역량 개발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장애학생 체육활동은 여전히 예산과 인력 부족, 공간 확보 등의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포용’이라는 이름 아래 무조건 통합을 강요하거나, 장애 유형에 따라 요구되는 세부 맞춤을 놓치는 일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회는 평등해야 하지만, 방식은 철저히 맞춤형이어야 진정한 포용”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대회를 공동 주관한 세종시장애인체육회와 관련 협회들도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체육이 단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연희 교육감 권한대행은 “장애학생에게 스포츠는 재활과 사회 참여, 자긍심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맞춤형 체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대해 학교체육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장애학생을 위한 체육은 여전히 ‘이루어지는 중’이지만, 세종의 이번 체육대회는 그 과정이 충분히 의미 있고, 필요하며, 무엇보다 가능성 있는 방향이라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