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한국서 평점 9.01 찍었다…일본에선 이미 천만 넘긴 '이 영화' 정체
2025-11-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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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의 감동, 전통 예술의 치열한 서사
일본에서만 1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실사 영화 역대 2위라는 이례적 기록을 세운 영화 ‘국보’가 국내 개봉과 동시에 강한 흥행 신호를 보이고 있다.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주목받아온 ‘국보’는 개봉 첫날 9570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며 순탄하게 출발했다.

개봉 3일차인 21일 기준 '국보'는 누적 관객수는 2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보’의 개봉 첫날 좌석판매율은 10.6%로, 최근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일본 실사 영화들을 모두 넘어섰다. 연상호 감독의 100만 관객 돌파작 ‘얼굴’(8.1%),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괴물’(9.8%), 일본에서 올해 최고 흥행 실사작으로 꼽힌 ‘8번 출구’(8.1%)보다 높은 수치다.
일본에서도 개봉 첫 주보다 2주 차, 3주 차 관객수가 더 늘어나는 역주행 현상을 보였던 작품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입소문 확산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관객 평가 반응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01, CGV 골든에그지수 96%, 롯데시네마 평점 9.1, 메가박스 평점 9.0을 기록한 '국보'다. 최근 개봉작 중 보기 드문 고평가다. 개봉 직후 올라온 리뷰에서도 섬세한 연기와 치밀한 연출, 독특한 서사 구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102일 만에 1000만 관객…23년 만에 등장한 실사 영화 흥행

‘국보’는 일본에서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이후 6월 개봉해 102일 만에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1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일본 실사 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이는 2003년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 이후 약 23년 만의 기록이다.
흥행 수익은 약 1335억 원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실사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일본 영화계는 전통적으로 애니메이션과 만화 기반 극장판이 흥행 중심인 만큼, 순수 실사 영화가 천만 이상 관객을 기록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국보’, 어떤 이야기인가
‘국보’는 일본 전통 예술 ‘가부키’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특히 여성 역할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 ‘온나가타’를 중심으로, 예술의 정점에 이르기 위해 서로를 뛰어넘어야만 했던 두 남자의 일생을 담았다.

가부키 명문가 후계자 ‘슌스케’와 가부키 세계에 이방인으로 뛰어든 천재 ‘키쿠오’가 국보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부딪히며 성장하는 구조다.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 기술·감정의 변화, 무대 뒤의 삶 등이 긴 호흡으로 묘사된다.
작품은 원작 소설 ‘국보’(요시다 슈이치)를 영화화한 것으로, 무대 예술의 신체성, 예술가의 집착, 천재성과 고독 등 소재가 정교하게 다뤄졌다.
재일 한국인 감독 이상일의 시선
'국보'를 연출한 이상일 감독은 재일교포 3세로,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며 일본 문화와 예술을 몸으로 체감해온 인물이다. 그는 가부키와 같은 일본 전통 예술을 깊이 있게 재현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경계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양 문화에 대한 거리감과 몰입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정체성은 극 중 이방인 키쿠오의 서사와 동일한 결을 이루며 작품 해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흥행 가능성…과거 일본 실사 영화 흐름과 비교
최근 일본 실사 영화는 ‘괴물’ ‘8번 출구’ 등 일부 작품에서 흥행 사례가 등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애니메이션 중심 흥행 구조가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보’의 경우 다음 요인에서 국내 흥행 여지가 거론된다. 높은 실관람객 평점, 첫 주 좌석판매율 우위, 일본 흥행 데이터 기반 기대감, 원작·전통 예술 소재로 구성된 안정적 스토리 구조 등이 국내 흥행 포인트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에서 나타난 입소문 중심의 ‘2~3주차 흥행 상승’ 가능성이 국내에서도 관측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보’ 흥행의 의미

‘국보’는 일본 영화계에서 전통 예술 소재의 영화가 천만을 돌파하는 드문 사례를 만들어냈다. 일본 실사 영화 역대 흥행 2위 기록은 일본 대중문화 소비 흐름에서 변화의 조짐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2026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되며, 해외 평가 확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개봉 첫날부터 높은 좌석 판매율과 관람 평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두 남자의 예술과 경쟁을 긴 호흡으로 담은 작품 구조 덕분에, 극장 관람 경험 자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양상이다.
‘국보’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전통 예술, 경쟁 서사, 실사 영화의 미학적 요소가 강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개봉 이후 추가 흥행 흐름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