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겪은 부장도 덜덜 떤다... 발표 공포증, 이렇게 극복하라

2025-11-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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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할 때마다 떠는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오늘 발표하면서 얼마나 긴장했던지 목소리가 안 나왔어요. 준비도 꽤 많이 했는데 너무 바보 같고 무능력해 보였어요.“

한 직장인이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82쿡에 올린 하소연이다. 이 직장인은 업무상 주 2~3회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해당 업무를 맡은 지 10개월이 넘었지만 올해 상반기 힘든 일들을 겪은 까닭인지 어느 날 갑자기 공황장애가 찾아왔다고 한다.

발표할 때마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매일 발표 전 약을 먹고 안정을 취하며 버텨왔지만, 결국 발표 도중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까지 겪었다. 그는 "남들은 나를 얼마나 보고 뒷담화할까 싶어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는데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라고 토로했다.

짠한 사연을 접한 직장인들의 공감과 조언이 이어졌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주로 나섰다.

가장 많이 나온 조언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한 댓글은 "정신과에 가서 처방받아라. 우선 약의 힘을 빌리라"고 권했다.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약물은 인데놀(프로프라놀롤)과 알프람(알프라졸람)이다.

인데놀은 베타차단제로 심장 두근거림, 손떨림 같은 신체 증상을 완화한다. 발표 30분~1시간 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댓글 작성자는 "발표가 두려우면 인데놀을 처방받아 발표 날 먹으면 된다"며 "신경정신과에 가서 말하면 처방해 준다"고 설명했다. 알프람은 불안을 줄여주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다. 다른 이는 "나는 알프람이 더 잘 들었다"며 자기 경험을 공유했다.

약물치료와 함께 구체적인 심리적 접근법도 제시됐다. 한 직장인은 자신의 극복 경험을 상세히 전했다. "나도 대학 때까지는 발표할 때 거의 졸도할 정도로 숨도 못 쉬었다"며 "어느 날 독하게 마음먹고 발표 준비를 빡세게 하고 실제 상황처럼 연습을 엄청 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연습법은 이렇다. 발표 자료를 완성한 뒤 실제 발표하듯 소리 내어 여러 번 연습한다. 거울을 보며 연습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녹화하며 자기 모습을 확인한다. 예상 질문들을 미리 정리해두고 답변도 준비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반복하는 방식이다.

그는 "그러고 나서 생각한 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발표 상황에선 그냥 이전의 나를 믿으라고 암시하고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을 먹었다"며 "그랬더니 신기하게 덜 떨리고 점점 나아지더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스트레스는 받지만 ‘연습했으니 잘할 것이다. 될 대로 되라. 숨도 못 쉬어 죽는 것보다는 낫지’라는 생각으로 버틴다고 했다.

발표 당일 실전 팁도 나왔다. 배에 힘을 주며 복식호흡을 하고, 어깨를 뒤로 젖히고 턱을 살짝 들어 자신감 있는 자세를 취한다. 한 댓글 작성자는 "여긴 내 구역이라는 마음으로 해보라"고 조언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다른 댓글 작성자는 "남들은 의외로 관심 없을 것이다. ‘퇴근하고 뭐 하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공황감까지 느끼지 마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청중 상당수가 발표 내용이나 발표자의 실수에 집중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50대 직장인은 "50세가 넘어도 발표할 때 목소리가 떨린다"며 "남들은 관심 없다고 생각하고 발표 전 몇 번 연습해보라"라고 조언했다. 발표 불안은 나이나 경력과 무관하게 많은 직장인이 겪는 문제라는 의미다.

일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댓글은 "그 정도 해서 안 되면 그 직무랑 안 맞는 거 아닌가"라며 "업무분장을 요구하거나 이직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자신도 1년에 한 번씩 하는 발표가 힘들어 이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면서 "그냥 1년에 한 번 망신당하고 말자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댓글 작성자는 발표 불안으로 고통받는 직장인들의 처지를 대변했다. "어릴 때는 앞에 나가서 발표하고 그런 거에 떠는 사람 없지 않나. 성인이 돼서 직장에 다닐 때 자기한테 안 맞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생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은 해야 하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정신과 몸이 정상 활동을 방해하니 참으로 눈물겹다"고 토로했다.

발표 불안과 공황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약물 처방을 받는 게 급한 불을 끄는 방법이다. 이후 심리 상담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근본 원인을 다루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시에 충분한 준비와 반복 연습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한 발표를 목표로 하기보다 ‘준비한 만큼 했다. 될 대로 되라’란 마음으로 임하는 게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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