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눈물, K-밥도둑의 앞길을 막다"

2025-11-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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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굴비·새우젓, 美 MMPA 규제 강화로 수출 차질 현실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대한민국 밥상의 ‘국가대표 밥도둑’ 전남 굴비와 새우젓의 미국행 수출길에 전례 없는 ‘녹색 장벽’이라는 거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해양 생태계 보호를 명분으로 내건 미국의 강력한 환경 규제가, 당장 내년부터 우리 어민들의 밥줄을 끊어놓을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지역 사회를 덮치고 있다.

미국 '해양포유류보호법(MMPA)'에 따른 해역·어종별 대미 수출 부적합 어법./전남식품수출협회 제공
미국 '해양포유류보호법(MMPA)'에 따른 해역·어종별 대미 수출 부적합 어법./전남식품수출협회 제공

####환경의 칼날, 밥상을 겨누다

문제의 발단은 미국의 ‘해양포유류보호법(MMPA)’이다. 이 법의 핵심은 고래나 돌고래 등이 그물에 걸려 죽는 ‘혼획’을 막기 위한 미국의 엄격한 기준을 수산물 수입국도 똑같이 지키라는 것이다. 사실상 ‘친환경 어업 인증서’를 받아오지 않으면, 미국 시장의 문을 걸어 잠그겠다는 강력한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

####‘문제 어업’으로 찍힌 우리의 그물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이미 멸치잡이 선망, 통발 등 우리나라의 14개 어업 방식에 대해 ‘관리 미달’이라는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제는 이 방식들이 바로 굴비의 원재료인 참조기와 새우를 잡는 핵심 어법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이어온 우리 어민들의 전통 방식이, 하루아침에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린 셈이다.

####숫자 너머의 거대한 파장

지난해 전남의 대미 참조기·새우류 수출액은 약 73만 달러. 절대적인 액수만 보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국 굴비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전남의 특성상, 수출길이 막히면 그 파장은 가공, 유통, 물류 등 관련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정부, 외교적 총력전 펼쳐야”
한문철 전남식품수출협회장
한문철 전남식품수출협회장

한문철 전남식품수출협회장은 “이는 개별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국가적 차원의 무역 장벽”이라고 절박함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 당장 외교적,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해 미국의 까다로운 기준을 넘어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K-푸드의 자부심이었던 우리 수산물이 국제 시장에서 길을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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