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공모’는 그만!~함평군, ‘빛 좋은 개살구’ 사업에 제동"
2025-11-2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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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공모’는 그만!~함평군, ‘빛 좋은 개살구’ 사업에 제동"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공모 선정, ‘실적’이 아니라 ‘독(毒)’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방소멸 위기 속, 국비 확보의 ‘만능열쇠’처럼 여겨졌던 공모사업에 대한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가 함평군의회에서 터져 나왔다.
김은영 함평군의회 의원은 21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선정 건수에만 급급한 ‘묻지마식 공모’가 오히려 군 재정을 갉아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며,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비는 ‘미끼’, 군비는 ‘눈덩이’”
김 의원의 지적은 날카롭고 구체적이었다. 그는 “지난 3년간 70여 건의 공모에 선정된 화려한 실적 뒤에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많은 군비가 추가로 투입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들이 숨어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결국 재정 자립도가 낮은 함평군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으며, ‘공모사업=지역 발전’이라는 낡은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선정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김 의원은 ‘선정을 위한 선정’에 매몰된 현재의 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사업이 과연 우리 군의 미래에 꼭 필요한지, 군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 묻는 것이 순서”라며,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재정 건전성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칸막이 행정’ 넘어, ‘통합 관리’로
해법으로 제시된 것은 ‘통합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다. 사업 신청 단계부터 군민과 전문가, 의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업의 타당성을 꼼꼼히 검증하고, 사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한지를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부서별로 따로 노는 ‘칸막이 행정’으로는 결코 불가능한, 군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진정한 성공은 ‘지속 가능성’에 있다”
김 의원은 “반짝하고 사라지는 사업은 아무리 많은 국비를 가져와도 결국 실패한 사업”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한 번의 예산 확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군민의 곁에서 효용을 발휘할 때 비로소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눈앞의 이익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현명한 행정을 당부했다. 김 의원의 용기 있는 발언이, 함평군의 공모사업 추진 방식에 어떤 건강한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