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류서 그물 터질 정도로 잡혔는데…지금은 겨우 0.5톤밖에 못 잡는 '물고기' 정체
2025-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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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께 진상하던 한강 하류 물고기

행주산성 아래 경기 고양시 지역인 한강 하류는 웅어 서식지로 유명하다. 그러나 과거 임금님께 진상하던 행주 웅어가 요즘은 보기 어려워졌다. 어획량은 20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주어촌계 어업인들은 해마다 잡히는 웅어가 요즘은 줄어들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행주 웅어는 이름만 남을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
20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행주 웅어
이와 관련해 22일 연합뉴스는 행주 웅어 어획 감소의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변화를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시대 궁중의 식자재를 담당한 사옹원이 위어소를 설치한 행주나루터 일대는 웅어가 많이 잡히던 곳이었다. 여기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이다. 어린 웅어가 서해로 내려가서 성장했다가 산란을 위해 한강 하구로 올라오는 습성과 맞아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강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 웅어 철이 되면 한강 하류는 웅어로 가득 찼다. 당시 행주나루 어민들은 웅어를 잡아 생계를 꾸려갔다.
하지만 요즘 한강 일대에서 웅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1987년 한강 종합개발사업의 하나로 설치된 신곡수중보로 인해 물길이 막혔고 강변 개발로 산란 장소인 갈대숲이 사라졌기 때문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요즘은 한강 일대서 웅어 찾아보기 힘들어
이와 함께 웅어의 치어를 잡아먹는 유해 생물인 끈벌레가 창궐해 웅어의 개체 수가 감소하면서 수생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수도권에서 웅어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28년째 행주나루에서 어업을 이어가는 행주어촌계 어업인 A 씨는 연합뉴스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매해 봄(3∼5월)이면 행주어촌계에서 평균 5톤의 웅어를 잡았다"라며 "해가 갈수록 어획량이 줄어 올봄에는 0.5톤밖에 잡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1980년대 이곳에서 조업했을 때는 그물이 터질 정도로 정말 많은 웅어가 잡혔다. 온난화로 인한 수온 변화 때문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해가 갈수록 웅어가 잡히질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며 "10여 년 전에는 하루에 30㎏의 웅어를 잡을 때도 가끔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점점 웅어가 자취를 감춰 구경을 못 할 때가 많다"라고 했다.

행주나루에서 웅어가 줄어든 이유로 일부 전문가는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강해지는 저수온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이상 한파가 강해질수록 봄 바다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도 강해진다는 것이다.
웅어 어획량 감소 원인은?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현재 웅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자료가 없어 정확히 어획량 감소에 대해 답변할 수는 없다"면서도 "기후 변화로 연근해에 사는 웅어가 수온에 민감하게 반응해 다른 적합한 환경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웅어는 임금님께 진상하던 청어목 멸치과 물고기이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유성 어종이다. 서해안과 남해안 강 유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웅어는 4월에 산란기를 맞아 서해에서 한강 하류로 거슬러 올라와 조수가 드나드는 갈대밭에 알을 낳는다고 해서 갈대 '위(葦)' 자를 써서 위어로 불리기도 했다. 행주산성 아래 경기 고양시 지역인 한강 하류는 갈대가 무성해 웅어 서식지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