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비행기에 승객은 단 3명… 요즘 인기 확 떨어졌다는 ‘이 노선’
2025-11-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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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괌 노선 등 일부 국제선
승객 180명을 태울 수 있는 여객기에 단 3명만 앉아 이륙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괌 노선 등 일부 국제선이 ‘빈 비행기’ 수준으로 운항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경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적용된 공정거래위원회 공급 규제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1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괌에서 부산으로 향한 대한항공 KE2260편에는 승객이 단 3명 탑승했다. 여객기 전체 좌석은 180석 규모였다.
일반적으로 180석 규모 항공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4명 등 총 6명의 직원이 탑승한다. 승객보다 직원 수가 더 많았던 셈이다.
앞서 지난 1일 부산에서 출발해 괌에 도착한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승객 4명이 타고 있었다. 지난 2일에는 대한항공 부산~괌 왕복 항공편 승객을 모두 더해도 19명에 불과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해당 노선 평균 탑승률도 10~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김해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하루 왕복 1편, 에어부산은 하루 왕복 2편을 운항하고 출발 시간도 저녁으로 비슷하다.
이처럼 부산~괌 노선의 탑승률이 저조한 것은 괌 여행 인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공정위 규제로 공급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괌 노선은 과거 대표 휴양지로 큰 사랑을 받았으나, 환율 상승 여파와 비슷한 비행 시간을 보이는 베트남 푸꾸옥, 필리핀 보홀 등의 성장세와 맞물려 인기가 감소했다.
게다가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의 일부 국제선의 공급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는 조치를 10년간 의무화했다.
이 같은 규제는 합병을 앞두고 항공사들이 노선을 축소시켜 독과점을 인한 운임 인상과 공급 축소 부작용을 사전에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