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인데 살려달라” 신고 후 전화 끊겨…사흘째 수색 중
2025-11-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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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답변 중 돌연 통화 끊겨
인천 계양산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흘째 산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22일 인천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5시 48분경 “계양산 외진 곳에 있다. 살려달라”는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119 대원이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하자 신고자는 “초중…”이라고 말하던 중 돌연 통화가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에 사용된 번호는 일반적인 휴대전화 번호와 형식이 달랐다. 앞자리가 ‘045’로 시작해 통상적인 휴대전화 번호와 맞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과정에서 위치를 확인하려 했지만 위치 확인이 되지 않았고 다시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았다.
경찰은 알 수 없는 오류로 인해 가입자마다 부여되는 고유 번호인 가입자식별정보(IMSI)가 전화번호 대신 노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통신사에 신고자 정보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러한 오류는 선불폰을 쓰거나 로밍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쓰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양산을 관할하는 계양서를 비롯해 다른 경찰서에도 해당 신고자로 의심되는 실종 신고 건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수색은 신고 당일부터 계속 이어졌다. 소방과 경찰은 신고 첫날과 다음 날에 이어 사흘째인 이날도 계양산 일대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꼭 알아야 할 대처법
가을·겨울철 등산객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방청과 국립공원공단은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당황한 채 계속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첫 번째 원칙은 즉시 멈추는 것이다. 구조대는 길 잃은 등산객 대부분이 “이곳이 아닌 것 같다”며 계속 걷다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어 구조 시간을 크게 늦춘다고 설명한다. 움직임을 멈추고 자신의 위치를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지점과 비교하는 것이 우선이다.
두 번째는 정확한 현 위치를 파악하려는 시도다. 국립공원 대부분은 탐방로마다 번호가 붙은 이정표가 설치돼 있다. 구조대는 “탐방객이 이정표 번호를 알고 있을 경우 구조 도착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밝힌다. 주변에 번호가 적힌 이정표, 대피소 안내판, 계곡·능선 이름표가 있다면 이를 반드시 확인해 119에 전달해야 한다.
세 번째는 불필요한 이동을 피하는 것이다. 대한산악구조협회는 “해가 지거나 기온이 떨어지는 시간대에는 이동을 중단하고 체온 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곳에서 머무는 것만으로도 저체온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휘슬·휴대전화 손전등·반사 소재 등은 구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국립공원공단은 구조 요청 시 빛이나 소리가 가장 빠른 전달 수단이므로 '휘슬 3회, 정지 후 다시 3회' 같은 국제 표준 구조 신호를 활용하라고 안내한다. 스마트폰 손전등을 반복 점멸하는 것도 야간 구조에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예방도 중요하다. 소방청은 산행 전 반드시 등산로 지도 확인, 동행자에게 일정 공유,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준비 등을 기본 수칙으로 강조한다. 특히 한국 산악 지형은 계곡과 능선이 복잡해 '낯선 산은 표시된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길 잃음 사고를 막는 최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산에서 길을 잃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수칙을 알고 차분히 행동하면 구조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한국의 구조 시스템은 119 신고와 동시에 산악구조대, 소방대, 경찰 등이 함께 투입되므로, 정확한 위치 정보와 움직임 최소화가 생명을 지키는 핵심요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