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구더기 잔뜩' 부사관 아내, 끝내 사망…유족 “가족들 못오게 했다”

2025-11-22 21:53

add remove print link

유족 “사실상 방치에 의한 살인” 철저한 수사 촉구

온몸에 오물이 뒤덮여 구더기까지 발생할 정도로 상처가 악화된 30대 여성이 결국 사망한 사건이 확인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2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8시 18분쯤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는 파주시 광탄면의 한 주택에서 A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전신이 오물로 오염된 상태였고, 하반신에는 욕창이 심하게 진행돼 구더기까지 번진 상태였다.

A 씨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한 차례 심정지가 발생했고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인 18일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A 씨의 신체 상태로 볼 때 단순 질병이 아닌 방임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남편 B 씨를 중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고, B 씨가 육군 기갑부대 소속 부사관(상사)으로 확인되면서 군사경찰에 신병을 넘겼다. 군 수사당국은 현재 구속 상태로 방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에 따르면 B씨는 지난 8월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 증세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내 A 씨에게 치료나 병원 진료를 받게 하지 않고 집에서 방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욕창이 발생한 뒤에도 조치 없이 장기간 그대로 생활하도록 방치된 정황이 드러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유족들은 “A 씨가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은 채 발견됐고 몇 달 동안 같은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몸 곳곳이 괴사했고 구더기가 가득한 상태였다. 통통했던 동생이 뼈만 남은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B 씨가 가족의 접근을 지속적으로 막아 왔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남편이 매일 장모에게 전화를 걸어 잘 돌보고 있다고 말했고, ‘아내를 잘 챙기니 걱정하지 말라’고 반복하며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가족이 집을 방문하려고 할 때마다 B 씨가 “공황장애 때문에 사람을 만나면 발작한다. 방문하면 쓰러지고 죽겠다고 한다”고 말하며 만남을 막았다고 전했다.

또한 “B 씨가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탈취제와 인센스 스틱을 계속 피워서 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유족 측은 말했다. 이어 “단순한 유기가 아니라 사실상 방치에 의한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현재 군 사법기관이 신병을 넘겨받아 국과수 부검 결과와 방치 기간, 유기 고의성 여부를 포함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