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이 대통령 해외순방 중에..." 시끄러운 더불어민주당
2025-11-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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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연임용 아니냐" 논란까지

이언주 최고위원이 당헌당규 개정이 졸속으로 강행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 대표 측이 공개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으나 친명계 모임까지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상당수 최고위원이 당헌당규 개정에 우려를 표했고 몇몇 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안건이 의결됐다는 이언주 최고위원의 전날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헌당규 개정이 일부 당 지도부의 의견만으로 추진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는 민주당의 시대정신이고 대선 이전부터 오랫동안 고민하고 토론해 온 이어달리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8·2 전당대회를 관통한 화두이자 당원의 합의였고, 당 대표의 공약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정안이 여러 차례 비공개 최고위원회에 보고됐고,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자세히 설명됐으며, 17개 시도당을 통해 253개 지역위원회에 회람됐다고 밝혔다. 또 최고위원회 상정 하루 전에 최고위원 대화방에 검토요청 메시지와 함께 업로드됐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최고위원과 한준호 최고위원, 황명선 최고위원이 대의원 제도와 전략 지역 보완 대책 마련을 제안하면서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줬고, 정 대표는 그 의견들을 경청하며 대의원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최고위원이 반대 의견을 남기고 먼저 이석했고, 이 최고위원은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정 대표가 반대로 기록하는 게 맞겠다고 정리해 의결했기에 결과적으로는 찬성 7 대 반대 2로 의결된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대표가 의결 전 황명선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이해식 전략위원장을 부단장으로 하는 대의원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며, 당헌당규 개정안에도 대의원 제도와 전략지역에 대한 보완 대책이 포함돼 있지만 그래도 혹시 더 좋은 의견이 있는지 더 노력해 보자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그는 제185차 최고위원회 회의록을 제시하며 이 최고위원이 언급한 대의원 제도와 전략지역(험지)에 대한 보완대책이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대표는 이른바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면서 지난 17일 1인1표제 개정을 공식화하고 전 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정 대표는 이 조사에서 1인 1표제 관련 안건에 86.8%가 찬성하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평가하면서 전날 최고위에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키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재고를 요청했다. 그는 또 전 당원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투표권자의 16.8%밖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압도적 찬성이라며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강성 친명계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당원들이 원하는 건 진짜 당원주권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전당원 여론조사에 대해 권리당원의 압도적 다수인 83.19%가 여론조사에 불참했다면서 압도적 찬성이라는 지도부의 자화자찬이 낯 뜨겁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청래 지도부의 행보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대의원과 당원 모두 1인 1표로 하자는 취지는 좋으나, 의견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원 여론조사 참여 기준 문제 등도 제기한 뒤 “이재명 대통령이 G20 해외순방에 나선 기간이어야만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최고위원과 혁신회의의 공개 비판은 이번 개정을 두고 당 일각에서 이른바 정 대표 연임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힘있게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에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면서 이른바 명청 갈등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감지된다.
이와 함께 1인 1표제 도입 시 대의원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절대적으로 당원 규모가 큰 호남 지역과 특정 성향 지지층의 의사가 당에서 과대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 있다.
당 지도부는 24일 당무위, 28일 중앙위를 각각 열어 이번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당 안팎에서 잡음이 커질 경우 의결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에서 진행한 특별 강연에서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으니 당이 화답해야 한다면서 당원 주권 시대를 열어 지방선거에 승리하자고 강조했다고 김원이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