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에 '이 가루' 뿌려서 구워보세요…이제 다시는 그냥 못 먹습니다
2025-11-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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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으로 변신하는 목살, 바삭하고 촉촉한 요리 비법
돼지고기 목살은 두툼한 식감과 풍부한 지방층 덕분에 구워 먹기 좋은 부위로 꼽힌다.
그런데 목살을 더 부드럽고 고소하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바로 전분을 아주 가볍게 묻혀 팬에 굽는 방식이다. 작은 변화지만 목살의 촉촉한 육즙을 지키고 겉면을 바삭하게 만들어 식감이 크게 달라진다. 다만 전분은 잘못 사용하면 금세 타거나 떡처럼 들러붙기 때문에 몇 가지 기본 원칙만 알고 있으면 훨씬 안정적으로 조리할 수 있다.

전분을 쓰는 목적은 고기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만드는 데 있다. 이 보호막이 팬의 열로부터 고기를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게 해 수분 손실을 줄이고, 한쪽이 과하게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목살은 지방층이 있는 만큼 열이 닿는 부분에 따라 익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전분이 이를 완화해준다. 하지만 코팅을 위해 너무 많은 전분을 사용하면 오히려 문제를 만든다. 두께가 두꺼워지면 팬 온도가 닿는 순간 전분층부터 타기 쉬워서 고기는 익지 않았는데 표면만 검게 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목살에 전분을 입힐 때는 고기 표면의 수분을 먼저 살짝 닦아주는 것이 좋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전분이 고르게 묻지 않고 한쪽만 뭉치거나 팬에 눌어붙을 수 있다. 키친타월로 꾹 눌러 수분을 뺀 뒤, 전분을 체에 살짝 쳐서 아주 얇게 뿌리듯 묻히는 방식이 안정적이다. 손으로 비비면 전분 양이 과해지기 쉬우니, 가능한 한 고기 표면에 가루가 흐릿하게 보일 정도만 유지한다.

구울 때 가장 중요한 단계는 팬 예열이다. 전분 코팅 목살은 차가운 팬에 올리면 전분이 수분을 흡수하며 축축해지고 들러붙기 쉬워진다. 반대로 너무 뜨거운 팬은 전분을 순간적으로 태우기 때문에 중불에서 서서히 예열해 팬이 따뜻해졌을 때 고기를 올리는 것이 가장 좋다. 기름은 많을 필요 없다. 팬 표면에 얇게 번질 정도면 충분하다. 기름이 많으면 전분이 기름을 먹고 떨어져 나가거나 튀김처럼 되는 반면, 적당한 양은 전분막이 팬에 부드럽게 닿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기를 팬에 올린 뒤에는 바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전분이 열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고기 표면에 붙고 바삭한 막을 형성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방해하면 표면이 벗겨지고 들러붙기 쉽다. 대략 1분에서 2분 정도 두었다가 고기 가장자리에 익는 흔적이 보이면 부드럽게 뒤집는다. 이때 뒤집는 과정에서 전분이 떨어지지 않도록 뒤집개로 미는 대신 옆에서 살짝 들어올리는 방식이 좋다.

전분이 타지 않게 하려면 불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목살은 두께가 있기 때문에 강한 불로 빨리 익히는 것이 아니라 중약불로 시간을 들여 구워야 한다. 센 불에서 빠르게 올려버리면 전분이 먼저 갈색으로 변하고 검게 탈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한 면당 3분 이상 천천히 익히는 방식이 더 안정적이다. 속까지 고르게 익히고 싶다면 한 번씩 뒤집으며 팬 가장자리의 약한 열을 활용하거나, 뚜껑을 잠시 덮어 내부 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단, 뚜껑을 오래 덮으면 수분이 맺혀 전분막이 눅눅해지므로 짧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양념을 추가하고 싶다면 전분 코팅 전이 아니라 조리 후반에 넣어야 한다. 양념이 먼저 들어가면 설탕이나 간장이 팬에서 타면서 전분과 함께 누렇게 굳어지기 때문이다. 목살이 거의 익었을 때 팬 가장자리에 양념을 소량 넣고 고기를 살짝 굴려 풍미만 더해 주는 방식이 깔끔하다. 마늘 향을 넣고 싶다면 슬라이스 마늘을 마지막 1분 정도만 팬에 같이 두면 탄 맛 없이 조리할 수 있다.

전분을 묻혀 구운 목살은 겉은 은근히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누구나 좋아하는 식감을 만들어낸다. 밥반찬으로도 훌륭하고, 채소와 함께 볶아 간단한 한 그릇 요리로 만들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조금만 신경쓰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