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 나비골에 울려 퍼진 ‘희망의 교향곡’
2025-11-24 00:30
add remove print link
함평군 꿈키움 드림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성료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지난 19일 저녁, 함평엑스포공원의 한 공연장이 100여 명의 관객이 내쉬는 따뜻한 숨결로 가득 찼다. 무대 위 주인공은 세계적인 거장도, 유명 연주자도 아니었다. 서툰 손으로 활을 잡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악보를 넘기는 40여 명의 초·중학생들. 함평군 ‘꿈키움 드림오케스트라’의 1년 땀방울이 마침내 감동의 선율로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1년의 땀, 8곡의 기적으로 피어나다
매주 수요일, 기산초등학교 강당에 모여 쌓아 올린 시간들은 결코 아이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최영미 지휘자의 손끝에서 시작된 기적은 ‘환희의 송가’로 장엄하게 문을 열었고, ‘신세계로부터’의 웅장한 멜로디를 거쳐, 모든 세대가 함께 흥얼거린 ‘님과 함께’로 유쾌한 절정을 맞았다. 한 음 한 음 조심스럽게 이어가는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 속에서, 관객들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열정을 보았다.
####음악,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자양분
2017년, 문화 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작은 농촌 마을에 뿌려진 ‘드림오케스트라’라는 씨앗은, 8년이 지난 오늘 40그루의 튼튼한 나무로 자라났다. 바이올린, 첼로 등 낯선 악기를 처음 품에 안았던 아이들은, 이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기쁨을 배우고 있다. 음악은 이 아이들에게 단순한 재능이 아닌, 협동과 인내, 그리고 성취의 기쁨을 가르치는 최고의 스승이 되어주고 있다.
####경쟁이 아닌, ‘함께’의 가치를 배우다
이곳에는 치열한 경쟁도, 순위를 매기는 냉혹함도 없다. 오직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조금 부족한 친구의 파트를 넉넉한 마음으로 채워주는 따뜻한 연대만이 존재할 뿐이다. 아이들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혼자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더 크고 아름다운 세상을 ‘음악’이라는 언어로 배우고 있다.
####“함평의 미래를 연주하는 아이들”
이상익 함평군수는 벅찬 표정으로 아이들의 연주를 지켜봤다. 그는 “이 아이들이야말로 함평의 문화 경쟁력을 이끌어갈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며, “꿈키움 드림오케스트라가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예술 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군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감동의 박수 소리는, 아이들의 빛나는 미래를 향한 가장 뜨거운 응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