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미터’가 생사를 가른다"~정지선 뒤로 물려 ‘안전거리’ 확보해야
2025-11-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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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의회, “횡단보도 정지선 이격거리 5m로 확대해야”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우회전하는 차량에 아찔했던 경험, 횡단보도를 건너다 바로 코앞에 멈춰 선 차에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 이 모든 ‘도로 위 트라우마’의 시작이, 바로 횡단보도와 정지선 사이의 ‘고작 2~3미터’라는 너무나 짧은 거리 때문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이 광산구의회에서 제기됐다. 김태완 광주시 광산구의원은 21일, 이 ‘죽음의 2미터’를 ‘생명의 5미터’로 바꾸자고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OECD 평균 2배, ‘보행 지옥’ 대한민국의 민낯
김 의원은 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끔찍한 ‘횡단 중 교통사고’ 비율을 제시하며, 현재의 정지선 위치가 보행자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는 ‘무용지물’임을 역설했다.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차량의 A필러(앞유리 옆 기둥) 사각지대와 우회전 시 발생하는 넓은 회전 반경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정지선은 사실상 ‘사고 유발선’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돈 안 드는 ‘최고의 안전 투자’
그가 제시한 해법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고 명쾌했다. 바로 정지선을 횡단보도에서 최소 5미터 뒤로 물리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방안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차선 도색 작업을 할 때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되는, 돈 한 푼 안 드는 최고의 교통안전 투자”라고 강조했다. 적은 비용으로 가장 확실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행정이 너무나 안일하게 대처해왔다는 질타다.
####‘핑퐁 게임’은 이제 그만, ‘원팀’으로 나서라
문제는 ‘책임 떠넘기기’다. 도로 관리 주체인 지자체와 신호·표지판 설치 권한을 가진 경찰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핑퐁 게임’을 하는 동안, 시민들의 안전은 계속해서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제는 광주시와 광산구, 그리고 광주경찰청과 광산경찰서가 ‘원팀’이 되어, 교차로와 어린이보호구역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곳부터 즉각적인 실태조사와 개선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미터의 변화가 만들 ‘안전 혁명’
김태완 의원의 이번 건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닌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안전을 확보하려는 생활 밀착형 정책 제안이라는 점에서 큰 울림을 준다. 정지선을 단 2~3미터 뒤로 물리는 이 작은 변화가, ‘보행자 지옥’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안전 혁명’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 관계 기관의 현명하고 신속한 응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