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횡단보도, ‘세금 먹는 하마’ 될라"
2025-11-2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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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전남도의원, 전남 교통안전시설의 균형 있는 확충과 지속적 관리 필요성 강조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첨단 시설 설치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한번 설치하면 끝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전라남도의회 예산 심사장에서, 도민의 안전을 위한 첨단 교통안전시설이 자칫 ‘돈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날카로운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종원 도의원은 19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예산 투입을 멈추고, 설치부터 관리까지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있어빌리티’보다 ‘안전’이 먼저
박 의원은 스마트 횡단보도나 바닥 신호등 같은 첨단 시설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단순히 보기 좋고 신기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가 잦은 곳, 교통 약자가 많은 곳 등,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곳부터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설치해야만, 소중한 예산이 진짜 ‘생명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치는 ‘반짝’, 관리는 ‘깜깜’
더 큰 문제는 ‘사후 관리’에 있었다. 박 의원은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는 이들 시설은 고장이 잦고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초기 설치에만 열을 올리고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얼마 못 가 고장 난 흉물로 방치될 것이 뻔하다”고 질타했다. 이는 결국 예산 낭비는 물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혼란을 주어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다.
####22개 시군, ‘공평한 안전’을 누릴 권리
‘지역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특정 시군에만 첨단 시설이 집중되고, 다른 지역은 소외되는 ‘안전 격차’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전남 22개 시군 어디에 살든, 모든 도민은 동등하게 안전한 교통 환경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도 전체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설 배분을 강력히 주문했다.
####“가장 안전한 전남, ‘디테일’에 답이 있다”
박종원 의원은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전라남도가 ‘얼마나 많이 설치했는가’라는 양적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인가’라는 질적 고민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안전한 전남을 만드는 비결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바로 이러한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그의 충고에, 집행부의 현명한 응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