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만지고 차 마시니, ‘마음의 병’이 사라졌다

2025-11-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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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 선진지 견학 성료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큰 울림을 주네요.” 지난 20일, 전남 함평의 ‘치유 농부’ 15명이 잠시 자신의 농장을 떠나 특별한 여행길에 올랐다. 잿빛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치유농업’의 해답을 찾기 위해, 먼저 길을 걷고 있는 선배들의 농장을 직접 찾아 나선 것이다.

보향다원
보향다원

####보성의 녹찻잎에서 ‘치유의 길’을 묻다

첫 방문지인 보성 ‘보향다원’.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의 푸른 물결 앞에서, 견학단은 자연이 주는 압도적인 평온함에 먼저 마음을 빼앗겼다. 이곳에서 이들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을 넘어, 찻잎을 직접 따고 덖어 전통 방식의 ‘전차(錢茶)’를 완성하며, 농업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약’이 될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체감했다. “우리 함평의 특산물로는 어떤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 진지한 고민과 열띤 토론이 찻잎의 향기처럼 피어올랐다.

####영암의 쪽빛 염료에 ‘일상의 시름’을 풀다

두 번째 방문지인 영암 ‘예담은 규방문화원’에서는 농업과 복지를 결합한 새로운 치유의 가능성을 엿봤다.

영암, 예담은규방문화원
영암, 예담은규방문화원

하얀 천이 쪽빛으로 물들어가는 천연염색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참가자들은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이는 치유농업이 단순히 농촌의 풍경을 즐기는 것을 넘어,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더 깊은 치유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 생생한 사례였다.

####“우리도 할 수 있다!”…함평에 심어질 ‘희망의 씨앗’

이번 견학은 함평의 농부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김정석 함평군 치유농업연구회장은 “치유농업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오늘 배운 것을 바탕으로, 가장 함평다운 치유농업 모델을 만들어,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는 ‘치유의 1번지’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농업, 이제 ‘마음’을 돌보는 시대

이상익 함평군수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일상이 된 시대에, 치유농업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마음의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 농가들의 역량을 키우고, 함평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담은 특색 있는 치유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농업이 사람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살리는 위대한 산업임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흙냄새와 땀방울 속에서, 함평의 새로운 미래가 영글어가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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