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탄, ‘황금빛 온기’ 되어 함평의 겨울을 녹이다

2025-11-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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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탄, ‘황금빛 온기’ 되어 함평의 겨울을 녹이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첫눈 소식보다 먼저, 함평의 골목골목에 따스한 온기가 배달됐다. 지난 22일, 함평로타리클럽 회원들과 7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사랑의 연탄’을 등에 지고, 우리 주변의 가장 추운 곳을 찾아 나섰다. 이들의 얼굴에 묻은 검은 연탄재는,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나는 ‘인류애’의 증표였다.

####세대와 지역을 넘어선 ‘사랑의 릴레이’

이날 봉사 현장은 세대와 지역의 벽을 허문 아름다운 ‘연대의 장’이었다. 함평로타리클럽의 든든한 어른들부터, 광주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초아의 봉사단’, 그리고 교복도 벗지 않은 채 구슬땀을 흘린 함평고등학교 학생들까지. 저마다 사는 곳도, 나이도 달랐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뜨거운 마음 하나로 모두가 ‘한 팀’이 되었다.

####연탄 한 장의 무게, 삶의 무게를 덜다

봉사자들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진 연탄 한 장의 무게는 고작 3.6kg. 하지만 이 작은 연탄이 쌓여, 누군가에게는 한겨울의 칼바람을 막아줄 든든한 벽이 되고,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줄 희망의 불씨가 된다. 이날 10가구에 전달된 연탄은, 단순히 난방 연료를 넘어,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였다.

####반세기 이어진 ‘초아(超我)의 봉사’

함평로타리클럽의 이런 선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74년 창립 이후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은 ‘나를 넘어서는 봉사(초아의 봉사)’라는 로타리의 숭고한 정신을 묵묵히 실천해왔다. 낡은 집을 고쳐주고, 수해 현장의 흙탕물을 퍼내는 등, 지역의 가장 낮은 곳, 가장 아픈 곳에는 언제나 푸른 조끼를 입은 이들이 있었다.

####“나눔은 바이러스, 세상을 감염시키다”

고영한 회장은 “우리의 작은 나눔이, 더 큰 나눔을 불러오는 따뜻한 ‘바이러스’가 되기를 바란다”는 소박한 희망을 전했다.

이상익 함평군수 역시 “어려울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와 주는 여러분이 있기에, 함평의 공동체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검은 연탄이 만들어낸 황금빛 온기가, 올겨울 함평을 가장 따뜻한 도시로 만들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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