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도 1만 원 넘는 점심 물가에…직장인들이 요즘 줄 서는 5000원대 ‘의외의 메뉴’

2025-11-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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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지속적인 상승 속 주목받는 가성비 점심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1만 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선택지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물냉면 자료사진 /  Kheng Guan Toh-shutterstock.com
물냉면 자료사진 / Kheng Guan Toh-shutterstock.com

냉면 평균 가격이 1만 2423원, 비빔밥이 1만 1577원을 기록하는 등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적었던 햄버거가 다시금 ‘가성비 점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5000원~7000원대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에 더해 프리미엄 메뉴 확장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 햄버거 시장은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 1000억 원에서 2024년 4조 2000억 원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뛰었으며, 올해는 5조 원 돌파가 유력하다.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맘스터치 등 주요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제버거, 프리미엄 치즈,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한 신메뉴 전략으로 외식 대체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GRS)는 지난해 매출 9954억 원을 기록했으며, 회사 측은 다음 달 중 8년 만의 ‘매출 1조 클럽’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앱 할인 경쟁과 영양 개선…햄버거의 새로운 가치

햄버거 브랜드 어플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 맥도날드, 버거킹 어플
햄버거 브랜드 어플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 맥도날드, 버거킹 어플

햄버거가 강력한 외식 대체재가 된 배경에는 모바일 앱을 통한 적극적인 가격 할인 전략이 있다.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자사 앱을 통해 상시적으로 40%에서 최대 50%에 이르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앱을 활용하여 단품 가격으로 세트를 구매하거나, 기간 한정 신메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햄버거의 실질적인 체감 가격을 더욱 낮추는 효과를 얻고 있다.

또한, 햄버거는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재평가받고 있다. 최근 햄버거는 단순한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단백질(패티)과 식이섬유 및 비타민(채소)이 균형 있게 조합된 한 끼 식사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제외하고 단품으로 주문하거나, 저칼로리 옵션(통밀번, 양상추랩 등)을 선택할 경우 다이어트 식단 또는 건강 관리식으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닭가슴살 패티를 사용하거나 채소 함량을 높인 '프리미엄 치킨 버거' 등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치솟는 외식 물가와 폐업률…변화하는 소비 패턴

햄버거 자료사진 /  Vince_2024-shutterstock.com
햄버거 자료사진 / Vince_2024-shutterstock.com

햄버거 시장 성장세는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결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문화가 집단형에서 개인 취향 중심으로 이동했고,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간편식·저가 메뉴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외식비 부담은 외식업 구조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식업체 81만 8867곳 가운데 17만 6258곳(폐업률 21.52%)이 문을 닫았다. 이는 다섯 곳 중 한 곳이 폐업한 셈이며,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0년(9만 6530곳) 대비 폐업 건수가 82% 증가한 수치이다.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가 동시에 상승하는 '삼중고'에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외식 빈도를 줄이고 선택 시 가격 대비 만족도를 꼼꼼히 따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서도 10월 기준 냉면 평균 가격이 1만 2423원, 삼겹살 2만 673원 등 서민 메뉴 가격 오름세가 뚜렷하다. 반면 햄버거는 4000원~9000원대에 형성돼 있으며, 점심 할인 시간에는 세트를 5000원~6000원대로 즐길 수 있어 대안으로 부상했다.

업계 분석에서도 롯데리아, 버거킹 등 상위 6개 버거 프랜차이즈의 3분기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는 5% 감소했다. 버거킹의 가맹점 면적당 평균 매출액은 1611만 원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고, 맘스터치는 1949만 원으로 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셰프 협업과 프리미엄 재료 도입 등 고급화 전략이 확대되면서 햄버거가 단순 패스트푸드를 넘어 외식 대체재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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